“고통 분담 따라 일자리 다 지킬 수 있어…실사 후 구체적 방향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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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정상 금호타이어를 다시 인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선매수권을 내려 놓은 만큼 박삼구 회장 역시 향후 매각 절차에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걸 회장은 29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박삼구 회장 면담에서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박 회장도 우선매수권 포기 등 통큰 결단을 수 차례에 걸쳐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아울러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재인수와 관련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으며 금호산업의 형편 상 실질적으로 그룹이 재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협의회를 열어 자율협약 추진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달 만기 도래하는 채권은 연말까지 유예하기로 했으며, 향후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향은 1~2달 정밀실사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이동걸 회장은 “모든 관계자들이 협조하고 고통분담 한다면 금호타이어의 일자리도 다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임금 조정 등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구조조정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동걸 회장 일문일답.
- 박삼구 회장이 협조의지를 밝혔는데 진정성 있는 의지를 확인했는지?
“매각 당시 잡음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으나 과거는 과거다. 25일 박삼구 회장과 면담에서 금호타이어를 살려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도 박 회장이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박 회장도 우선매수권 포기 등 통큰 결단을 수차례에 걸쳐 약속했다. 믿고 나갈 계획이다. 우선매수권은 영원히 포기하는 것이다.”
- 박삼구 회장이 언론을 통해 재인수 의지도 밝힌 것으로 안다. 인수 못하게 하는 벌칙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면담에서 재인수 이야기는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금호산업 형편으로 봐선 실질적으로 재인수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수 참여 제한 문제는) 채권단 출자지분 처분 준칙에 따라 판단하도록 하겠다. 매각을 추진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채권단이 돈 한푼 더 받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을 잘 경영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 상표권 문제는 깔끔하게 정리가 된 것인지? 박삼구 회장 면담 내용을 문서로 공식화할 생각은 없는지?
“면담 당시 배석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박삼구 회장이 다른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 분의 인격을 믿는다. 상표권 문제는 깔끔하게 마무리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박삼구 회장 존재 자체가 입찰에 방해 된다는 평가도 있다. 박 회장 인수 권리를 박탈하지 않으면 매각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데?
“가지고 있던 모든 권리(경영권, 우선매수권, 상표권)를 포기했기 때문에 그 걸림돌은 대부분 해소 됐다고 본다. 잠재 투자자가 투자를 꺼려한다면 그 부분을 적극 설명하겠다.”
- 이 달 말 돌아오는 채권 만기 연장 및 중국법인 처리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이달 만기 돌아오는 채권은 연말까지 연장하면 돌발상황이 생기지 않는 한 별 문제 없을 것 같다. 중국법인 문제는 기업 정상화라는 큰 틀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할 계획이다. 중국 채무 만기 연장에 대해선 금융회사들이 지난 워크아웃 때도 협조해줬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 인적 구조조정 로드맵을 밝혀달라
“인력 구조조정은 긍정적 일자리를 최대한 유지한다는 명제 아래 면밀히 검토하겠다. 임금 조정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역사회와 노조, 채권단이 고통분담 하면 일자리 감소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두 해 일자리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5, 10, 15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석 명절 이후 광주로 내려가 협상을 진행할 것이다.
- 혈세 투입 논란 벌어질 수 있는데 실사 결과에 따라 추가 자금 지원할 가능성은?
“속단할 수 없지만 필요하다면 채권단과 협의해 공평 분담 원칙에 의해 하겠다. 시중은행들도 기존 채권을 가급적 회수하고 손실 최소화 하려면 기업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신규 자금 지원에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재부실화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 채권단 출자전환이나 감자는 고려하고 있는지?
“아직 계획 없다. 실사 후 채권단과 협의해 결정하겠다. 지금 판단하기에 채무 재조정은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조건은 아니다.
- 워크아웃이 아니라 자율협약을 선택했는데 실사 결과에 따라 P-플랜 선택 가능성이 있는지?
“채권단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좋겠다 판단해 자율협약을 선택하게 됐다. 안되면 워크아웃이나 P-플랜도 가능하지만, 구조조정을 충분히 하고 고통을 분담하면 회사도 독자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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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9월 29일 15:4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