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매각 및 CP발행 통해 자금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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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 인수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한다. 회사는 산업은행 M&A실을 자문사로 선정하며 인수자금의 상당부분을 산은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높은 조달비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국내 금융회사 등과 자금조달 방안을 협의 중이다. 사옥을 비롯한 자산매각,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한 직접 조달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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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 가운데 현금동원력이 가장 낫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 상반기 기준 보유현금은 약 100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8% 수준으로 차입여력도 있다.
여기에 삼표시멘트(舊 동양시멘트)와 현대시멘트 등 최근 굵직한 시멘트 기업 M&A에서 성과를 거둬온 산은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든든한 우군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산은이 직·간접적으로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쳤다. 산은이 인수금융을 지원하고 산은PE도 거래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아세아시멘트가 산은의 자금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계획을 세움에 따라 산은과의 관계가 다소 불편해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사모펀드(PEF) 업계 관계자는 "아세아시멘트가 조달금리와 배당에 부담을 느끼고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사들을 찾고 있다"며 "주관사 역할에 그칠 처지에 놓인 산은이 불편한 입장을 나타냈고 아세아시멘트도 산은과 관계 유지와 원만한 딜 클로징을 위해 산은 자금을 일부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산은은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며 자금지원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산은 한 관계자는 "산은이 자문을 맡고 있는데 아세아시멘트가 산은 돈을 안 쓰지는 못할 것 같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바 없다"고 밝혔다.
아세아시멘트는 사실상 마지막 시멘트기업 매물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세아시멘트는 2015년 말 출하량 기준으로 주요 시멘트업체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 현대시멘트가 한일시멘트-LK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되며 쌍용양회·성신양회·삼표시멘트·한일시멘트 등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자 사업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다는 평가다.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 인수에 성공하면 업계 2~3위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한라시멘트의 본입찰은 내달 3일로 계획돼 있다. 현재 인수전에는 아세아시멘트, LK투자파트너스, 아주산업과 성신양회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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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0월 26일 16:1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