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급 상당수 교체 예상돼
지원부소 축소도 불가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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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조직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채용비리를 발단으로 시작된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져 조직개편으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그간 지나치게 지원부서가 비대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편 과정에서 가장 먼저 손을 대야할 곳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감사원 감사 결과 이후 금감원은 '비상사태'다. 원장, 감사, 수석부원장, 부원장, 부원장보 등 15명으로 구성된 임원진의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김일태 감사가 퇴임하고 김수일 부원장이 사표를 내면서 2석이 공석이다. 여기에 서태종 수석부원장 등 임원 2명은 교체가 불가피하다.
이와 맞물려 ‘방만경영’이란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라도 조직통폐합 또는 축소가 이뤄질 전망이다. 금감원 안팎에선 이전부터 지나치게 지원부서가 비대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금감원은 44국18실로 이뤄졌다.이 중에서 지원부서로 불리는 곳이 기획경영, 업무총괄부서다. 이 들 부서에 배치된 인원은 200여명 수준으로 전체 인원의 10%에 달한다. 핵심업무 부서는 일손이 부족해 야근이 잦은데 원장을 비롯한 임원진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부서는 지나치게 비대하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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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이 바뀔 때마다 신설되는 부서에도 상당수 인원이 배치돼 있다. 전임 최수현 원장 시절 신설된 금융혁신국과 IT금융 정보보호단엔 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부서는 최 원장이 추진하는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서다. 원장이 바뀌거나 정책이 바뀌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조직으로 분류된다. 비단 최 원장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원장이 올 때 마다 이런 식의 조직개편은 종종 있어왔다.
반면 주요 업무인 감사, 조사 분야에는 한 팀당 팀원이 3~4명에 불과해 해외사례 등 선진기법을 배울 엄두는 내지도 못하고 있다. 팀장은 많고 팀원은 적은 구조도 문제란 지적이다. 실무 인원 수가 작다 보니 감사기간이 늘어나 업체들의 불만도 많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금감원 감사가 나오면 길게는 한 달이 걸려 사실상 업무가 마비되기도 한다”라며 “인원 자체가 작다 보니 감사 기간이 늘어나는 경향도 있다”라고 말했다.
은행 관련 부서에 지나치게 인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분식회계, IFRS17 도입 등을 준비하기 위한 부서에는 상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한데 비해,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분야는 인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P2P 대출 등 새로운 금융분야가 나타나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감독규정 조차 만들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따라 조직통폐합 또는 축소가 일더라도 불필요한 부분에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금융사 임원은 “금융 선진화를 위해서 금감원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라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지원부서는 줄이고, 주된 업무에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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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0월 2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