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아직 미확정...회사 가치 먼저 판별해야
의사결정 방식 논란...40조원대 시총 인정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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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홀딩스에 임석정 전(前) CVC 한국회장이 조성하는 펀드가 투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아직 투자자나 투자조건이 확정되지 않았다. 실행에 앞서 여러 '선결과제'가 거론된다.
◆메자닌 투자로 검토...전환가ㆍ리픽싱ㆍ기업가치 실사 등 먼저 확정돼야
이번 투자 규모는 약 2000억~2200억원. 그룹 지주사격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을 매입하는 형태다. 현재 제한된 수의 금융회사와 투자기관들이 검토 중이다. 최종적으로 5개 기관이 참가한다고 가정하면 회사당 400억~500억 수준이 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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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돼야 할 조건이 많다. CB로 투자할 경우 '전환가액'을 얼마로 설정하느냐로 투자자들에게 배분될 셀트리온홀딩스 지분율이 결정된다. 어떤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리픽싱(Refixingㆍ전환가액 조정)할 수 있게 하느냐로 지분율은 또 달라질 수 있다. 연일 상승세인 셀트리온 계열사 주가를 어떻게 반영하느냐로 지분율은 또 변동될 수 있다.
'투자금 사용처'도 주요 판단사항. 금융회사 관계자들은 '차입금 상환' 목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셀트리온홀딩스의 작년말 순차입금은 약 2600억. 외부 투자 용도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금액이 크지 않다. 계열사 지분매입 용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셀트리온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을 위해 셀트리온 지분율을 20%로 끌어 올릴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셀트리온홀딩스가 비상장사라는 점이다. 서정진 회장이 지분 94%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상장사야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전환가액ㆍ교환가액ㆍ리픽싱 조건 등을 마련할 수 있지만 이게 어렵다. 아울러 이 회사는 시가총액 26조원대의 '셀트리온' 최대주주로서 보유한 지분(19.8%)가 자산의 거의 전부다.
결국 거래를 위해선 "셀트리온홀딩스가 얼마짜리 회사냐"에 대한 '합의'가 마련돼야 한다. 현재 삼일회계법인을 위시, 2곳 가량이 실사(Due Diligence)를 진행 중으로 알려진다. 이 결과가 나와봐야 회사 밸류를 판단하고, 전환가액 등을 마련, 투자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투자가 수년뒤 '수익'을 거두려면 결국 셀트리온홀딩스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방안이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확정된 수익 제공과 신용도 보강 차원에서 서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일부가 '기초자산'(Underlying Asset)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의사결정 적절성은 논란...기관들 '바이오 열풍' 인정할지 관건
예정대로 거래가 성사되면 임석정 대표의 펀드는 단숨에 셀트리온 3인방 가운데 2곳을 지배하는 지주사의 2대 주주가 된다. 이러다보니 이 거래에 대한 독점권에 '시샘 어린'시각도 적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쟁없이 임석정 회장을 찍어놓고 투자기회를 줬다는 것만으로도 서정진 회장이 그에게 '특혜'를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서정진 회장-임석정 대표 두 사람의 돈독한 관계는 시장에 잘 알려져 있다. 셀트리온이 최초 나스닥 상장을 언급하다 2008년 코스닥 우회상장을 실행할 때도 임 대표의 조언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임 대표가 JP모간 대표로 재직하던 2011년에는 JP모간과 관계가 있던 원에쿼티파트너스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2500억원을 투자했다. 임석정 대표는 셀트리온 회계처리 방식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 서정진 회장에 대한 신뢰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공매도 논란으로 서 회장이 경영권 매각을 선언할 때 내세운 매각주관사도 역시 JP모건이었다. 이번거래를 임 대표에 대한 서정진 회장의 '보은' 차원으로 보는 해석도 이런 히스토리에 기인한다.
셀트리온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셀트리온홀딩스 대표는 투자 유치에 부정적이지만 임 회장과 관계가 막역한 서정진 회장은 되도록 투자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며 "예상보다 우호적인 조건으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의사결정의 '적절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셀트리온홀딩스가 서 회장 지분율이 100%에 육박하는 개인회사다보니 이를 법률상 문제삼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배하고 있는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26조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엄청나다. 이런 회사의 2대 주주 초청문제를 '개인 대 개인'관계에 기초해 판단하고 결정내리는 방식이 바람직하는가에 대한 의문인 셈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서정진 회장 보유 지분 일부를 내다판다고해도 관련 회사들이 초미의 관심을 보일 상황인데 지분희석이 예상되는 외부주주 초청을 개인 친분관계를 시작으로 진행하다보니 이런 평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임석정 대표가 IBㆍPEF 부문에서 거론되는 평판이 좋지 않은 점을 이유로 꼽기도 한다.
이번 거래가 가지는 함의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은 신라젠ㆍ티슈진과 함께 연일 코스닥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끄는 '바이오 열풍'의 주역으로 꼽힌다. 주가상승세가 엄청나다보니 바이오 '광풍' 또는 '버블' 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내로라 하는 국내 기관들이 셀트리온홀딩스에 투자하느냐 마느냐, 또 어느 가격에 투자하느냐 결정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를 넘어서 시가총액 40조원에 육박하는 셀트리온 계열사 주가를 얼마만큼 '인정'하느냐갸 반영된다. 자연히 제도권 기관들이 '셀트리온 열풍'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일부 금융그룹에서 셀트리온 투자를 검토할 당시 에 투자받을때 각 계열사간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의견합의가 어려워 무산된 이들이 있다"며 "주가가 폭등한 지금 상황이 투심위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최근 투자업계는 바이오 투자에 대해 적지않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일이 적지 않다. 이번 투자가 이에 대한 판단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사모펀드(PEF)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3인방에 대한 투자기회가 많았지만 지금 주가 상승세를 보면 좀 겁이 날 정도여서 검토를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임석정 대표의 셀트리온홀딩스 투자가 관심을 받는 것은 ' 기관들로하여금 지금이라도 올라탈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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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1월 27일 14:3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