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유지 및 거래 성사 가능성 높이려는 전략 평가
글로벌 PEF들은 시큰둥…칼라일 너무 고자세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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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그룹(The Carlyle group)이 ADT캡스 인수 후보들에게 몹시 까다로운 비밀유지약정(NDA, non disclosure agreement) 체결을 요구하면서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의 관심도 시들해지고 있다.
3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그룹은 잠재 인수후보들과 NDA를 체결하고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달 초 1차로 인수의향을 받아볼 계획이다. 하지만 IM을 수령한 곳은 CVC캐피탈을 포함해 2~3곳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한국에서 활동중인 글로벌 PEF들이다.
이번 거래는 PEF후보, 그리고 SK 등을 위시한 일부 통신사 등이 예상후보로, 별다른 변수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ADT캡스 매각측인 칼라일그룹은 주요 PEF 후보들에게 전략적투자자(SI)와 일체의 논의를 진행할 경우 사전에 주관사에 알리고 '승인'까지 받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PEF로선 SI와 컨소시엄 구성은 물론이거니 접촉조차도 껄끄러워진 셈이다.
통상적으로 NDA는 거래 성격 및 당사자에 따라 다르지만 인수자가 회사 임직원과 접촉할 경우 미리 알려달라거나, 실사 자료 및 그 과정에서의 협의 내용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게 해달라는 수준의 내용이 담긴다. 의례히 밟는 절차기 때문에 인수후보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대강 훑어보는 경우도 많다. 이번 요구가 꽤 이례적인 조건에 해당되는 셈이다.
M&A 업계에선 칼라일그룹의 이런 요구에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잠재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SI는 SK그룹이 대표적인데 SK텔레콤은 4위 보안업체 NSOK를 가지고 있다. SK그룹이 직접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PEF와 접촉한다면 상위 사업자의 정보가 새나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시선도 있다.
PEF와 SI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매각 일정도 늦춰질 수도 있다. 반면 PEF와 SI가 손을 잡지 않고 각각 입찰에 참여한다면 경쟁률이 높아지고 매각 성사 가능성도 커진다. 매각자 입장에선 컨소시엄 구성은 거래가 완료한 후에 하는 게 간편하다.
한 M&A 자문사 관계자는 “칼라일그룹 입장에선 확실하게 돈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애초부터 글로벌 PEF 위주로 딜을 꾸려가려는 의지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요구를 받은 글로벌 PEF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NDA를 받아들인 곳도 있고, 아직까지 수용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칼라일그룹 재직 당시 ADT캡스 인수를 주도했던 정명훈 대표가 이끄는 CVC캐피탈 정도만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ADT캡스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가진 업체이나 칼라일그룹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의견은 끊이질 않고 있다. 가뜩이나 경쟁력 있는 후보군이 나타날 지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NDA 조건까지 빡빡하게 내건 것은 너무 고자세가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SI들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칼라일그룹이 영향력을 행사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 요소다.
다른 관계자는 “레버리지 효과를 누려야 하는 PEF들은 인수 검토 초기부터 자금을 빌려줄 금융회사와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일부 PEF들은 금융사와 공동 투자하기로 뜻을 모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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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1월 3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