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지주차원의 포트폴리오 변화 모색
하나, 전략도 비전도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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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신한금융이 생명보험 강화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반면 회장 연임 이슈로 시끄러운 하나금융은 이렇다 할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 합병 시너지로 최근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비은행 강화 없이는 2강 구도에 명함도 못 내민채 만년 3위에 만족해야 할 거란 지적이 많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기 경영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꺼내 든 화두가 생보 강화다. 윤 회장은 지난달 임시주주총회 자리에서 “글로벌이든 국내든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에 나오면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겠다”라며 “생명보험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보강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KB생명 내부에서도 M&A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산규모 10조원 수준으로 25개 생보사 중에서 17위권 수준이다. KB금융 계열사간 이동 시 선호도가 떨어질 만큼 직원 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지 않은 회사다. 여기에 인사적체까지 심화해 일부 직원들의 이탈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내의 여러 복잡한 문제를 풀 방안으로 M&A말곤 답이 없다는 말들이 나온다.
신한생명의 사정은 KB생명보다 낫지만 그럼에도 갈 길이 멀다.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순이익 개선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중위권 수준에 머무는 시장 지위를 벗어나고 있지는 못하다. 그간 카드 중심의 비은행 강화 전략 탓이다. 카드산업 성장성이 둔화하면서 사업구조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투자금융(IB) 시장이 커지면서 증권과 보험 강화가 필요하단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 체제에 들어서면서 금융지주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관심이 높다”라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카드 보다는 증권, 보험 강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하나금융은 이렇다할 확장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4조2000억원, 수입보험료 6424억원을 기록하며 생명보험 내 하위권의 시장지위를 갖고 있다. 방카슈랑스 중심의 판매 전략을 통해 외형 성장을 꾀하고는 있으나, 은행에 의존한 영업 방식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김정태 회장의 연임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다른 이슈들은 모두 수면아래로 가라 앉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하나생명이 추진하던 자산운용 강화 방안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올해 2분기 기준 자산운용수익률이 3%에 머무를 정도로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를 개선하고자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중심으로 자산운용본부를 통합하려고 했지만, 지주의 무관심 속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격적으로 자산규모를 늘리고 있는 농협생명은 외부에서 CIO를 데려오고, 선진 운용 기법을 배우기 위해 직원을 파견시키는 등 자산운용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타 금융지주는 회장이 직접 나서 보험업 강화를 지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하나생명은 조직변경 조차 못하고 있다”라며 “현 상태가 지속할 경우 그룹 내 존재감은 더욱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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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2월 0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