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증자 발표 이후 공매도 물량 '폭탄'
추가적인 주가 하락 시 증자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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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증자계획을 밝힌 이후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공매도 세력의 ‘공격’ 속에 주가가 하락하며 증자 성공 가능성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주주들의 불만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단 주장까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1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이 때문에 이날 하루간 공매도 거래가 하루간 정지됐다. 지난 6일 1조5000억원 증자 계획을 밝힌 이후 회사는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됐다. 발표 당일 공매도 거래량은 평상시의 10배 가량인 4200만주에 달했으며, 거래규모는 전날 대비 50배에 달했다. 이후 지난 8일에도 공매도 거래량은 2400만주, 거래대금 173억원에 달하며 공매도 물량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는 곧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증자 발표 전날 1만2600원이던 주가는 11일 7540원선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폭락’하면서 계획했던 증자규모를 맞추기 위해선 대규모 신주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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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걱정스런 부분은 추가적인 주가하락이다. 주가가 액면가(5000원)에 근접하면서 증자 성공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액면가 이하로 주식을 발행하려면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주주나 투자자에 제시할 수 있는 '할인율'의 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한 투자금융(IB)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대규모 적자를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할인율 혜택마저 없다면 기존 주주나 투자자가 청약에 참가할 유인이 사실상 없다”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주관사로 나서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대규모 실권주가 났을 경우 이를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주가하락으로 발행주식수는 늘고, 투자유인은 감소하고 있어 주관사로 선정돼도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그룹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주관사 선정 작업에 적극 뛰어들어야 하지만 대규모 실권의 우려가 있어 리스크 관리부서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카드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재무, IR 부서는 사실상 업무 마비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런 증자와 대규모 손실 발표에 ‘뿔난’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다 보니 증권사들과 만나 시장과 교감 업무조차 시작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주주의 결단 없이 현 상황이 이어지면 공매도 세력의 먹잇감만 되고 증자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렇다 할 주가 반등요소가 없다면 공매도 세력의 공격은 더욱 맹렬해 질 수 밖에 없다”라며 “증자 자체가 힘들어지는 상황으로도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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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2월 11일 16:1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