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완화해야" VS "확대해석은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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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시행된 영향 평가 결과를 놓고 시끄럽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주장과 지나치게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존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지급여력제도를 기초로 생보사들의 자본적정성에 대한 영향평가(필드테스트) 결과 국내 생보사 대다수의 지급여력비율(RBC)이 100%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질 경우 감독당국의 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최악의 경우 업계에서 퇴출 될 수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험사들은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용길 신임 생보협회 회장은 취임식에서 “시가평가에 근거한 새로운 건전성 제도가 도입되면 생보사들은 요구자본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재무적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업계와 정책, 감독당국, 연구기관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제도의 연착륙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보험사들도 감독당국과 접촉하면서 제도 완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 한해 숨가쁘게 자본확충에 나섰지만,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감독 당국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마다 온도 차는 있다. 그간 꾸준히 문제가 됐던, 흥국생명, KDB생명엔 ‘위험’ 신호가 울린다. 대형사 중에선 한화, 교보생명의 경우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번 테스트 결과를 놓고 감독당국이 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지급여력제도의 기준을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일부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IFRS17 도입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오히려 엄격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는 곳도 있다.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을 M&A의 기회로 엿보기도 한다. 한 외국계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로선 오히려 지금이 더 기회라고 본다”라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라고 말했다.
감독당국도 무리하게 제도를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영향 평가 결과를 놓고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금리 상승국면인데다, 제도를 보완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금의 결과 만을 놓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이다.
한 감독당국 관계자는 “금리 변화 방향에 따라 신RBC 제도의 영향도 크게 차이가 난다”라며 “현 단계에서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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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2월 14일 14:1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