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들 관련자 명단 만드는 작업 진행중
일부 임원들은 벌써부터 연봉 공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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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들이 5억원 이상 등기임원 연봉 공개를 앞두고 술렁거리고 있다. 2년여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벌써부터 내부적으로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임원들은 개인성과와 관련이 있는 부분이라 판단, 연봉이 공개되지 않는 방법을 벌써부터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오는 2020년 회계법인 사업보고서에는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현황이 공개된다. 이전에는 회계법인의 경우 '유한회사'라는 명분아래 등기임원 연봉공개에 사각지대에 있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4대 법인의 등기임원은 500여명에 이른다. 가장 많은 곳은 삼일 회계법인으로 등기임원 수가 157명이다. 다음으로 안진(142명), 삼정(129명), 한영(73명)이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바로는 이들 중 상당수가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제도 시행까지는 상당 시간이 남아있지만, 워낙 민감한 부분이라 벌써부터 등기임원 연봉공개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술렁거리고 있다”라며 “회계법인 별로 해당자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으며, 법인 별로 수십 명 정도가 해당 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회계법인 임원들의 연봉에 대해선 세간의 관심이 높았다. 4대 회계법인의 경우 회장 연봉은 200억원이 넘고, 일부 등기임원은 연봉은 50억원 이상이라는 말들이 나돌기도 했으나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이러다 보니 오히려 회계법인의 자체 회계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꾸준히 있어 왔다. 임원의 보수뿐 아니라 사업부별 매출액도 명확하게 기재되지 않는 등 지나치게 베일에 쌓여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반해 대기업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상장사 임원의 경우 연봉 5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금액을 공개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는 등기이사의 4명의 평균 보수뿐만 아니라 개인별 보수 및 성과급이 공개되며, 이들의 보수 산정 방식도 공개한다.
벌써부터 회계법인 내부에선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이 많아도 또는 없어도 고민이란 말들이 나온다. 많을 경우 대기업에 비해 지나치게 급여가 높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없을 경우 등기임원을 꿈꾸며 일하는 일선 회계사들이 이탈 할 우려가 있다.
더불어 보수 내역 공개에 대한 부담도 큰 것으로 전해진다. 어떠한 방식으로 공개할 지 정해진 바는 없지만, 그 동안 주먹구구 식으로 이뤄지던 ‘나눠먹기식’ 관행이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다른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일부 등기임원들은 어떻게 하면 공개되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임원 연봉공개에 따른 파장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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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02일 17:0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