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삼일 타격 클 듯…안진·한영 기회 호시탐탐
감사 줄이자는 딜부문, 근간 지키자는 감사부문 갈등 예고
증권사·IB 등에 먹거리 뺏길라…"딜 본부 독립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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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이 감사 대상기업의 매수 자문을 금지하는 공인회계사법 시행을 앞두고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감사 고객 명단을 작성하고 법 시행에 따른 영향 평가에 나선 가운데, 회사의 근간인 감사 업무를 지켜야 한다는 감사부문과 부가가치가 높은 거래 자문에 집중해야 한다는 딜(deal) 부문간 힘겨루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공인회계사법은 회계법인은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에는 그 대상 회사의 자산·자본, 그밖의 권리 등을 매도하기 위한 실사나 계약 타당성에 대한 의견 제시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지난해 공인회계사법이 일부 개정되며 직무제한 범위에 '매수 자문'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공포됐고, 올해 5월부터 시행된다. 회계법인의 일거리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요 대기업 감사업무를 맡고 있는 빅4 회계법인들은 법 시행에 따른 손익계산서 분석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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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회계법인은 삼성전자, CJ, LG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해 KB금융지주 등 금융사의 감사업무를 맡고 있다. 국내 최대의 감사 고객을 가지고 있고, 10년 이상 관계를 맺어 온 곳도 적지 않아 다른 회계법인 대비 충격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딜본부를 대폭 축소하며 기존 본부장들도 직접 영업 현장에서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파트너급 인력들의 일감 수주 경쟁도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다른 대형 회계법인도 신경써야 한다.
삼일회계법인 내부에선 M&A가 활발한 롯데, CJ 등의 감사업무를 축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딜 자문 부문의 수익성이 감사 부문보다 많게는 세 배 이상 나오는 상황에서, 차라리 감사업무 보다는 딜 자문 쪽에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도 어디까지나 고객사로부터 일감을 받아야 하는 부분인만큼 어느 한 부분에 집중하자는 결론을 내리기엔 쉽지 않다.
삼정회계법인도 SK텔레콤, 포스코 등 굵직한 감사고객을 가지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고민거리가 많다. 이에 반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감사 고객이 줄어든 안진과 대기업 고객이 이들보다 적은 한영은 기회를 엿보며 경쟁사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회계법인 내에서도 부문별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감사수수료가 크지 않은 기업의 경우 감사업무에 집중할지 딜 자문에 집중할지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M&A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등장한 사모펀드(PE) 감사 업무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감사부문의 반발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감사부문은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파트너 입장에선 매년 실적 목표치의 70~80%를 '깔고 가는' 안정성이 매력적이었다. 딜 자문 때문에 감사를 줄이겠다고 하면 반길리 없다. 회계법인의 정체성인 감사업무가 약해져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선 딜 본부의 분리 필요성이 거론됐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다. 분리하더라도 브랜드 없이 영업하기가 힘들고, 형식적인 분리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한 대형 회계법인 시니어 파트너는 "실질적인 분리는 영업력 및 브랜드 약화를 형식적인 브랜드는 감독당국에서 문제제기 할 소지가 있다"라며 "현 상황에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수익극대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최선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회계업계 전반적으로 자문업무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회계법인에 M&A 자문 업무를 맡은 이유 중 하나가 감사하는 회사에 대해 잘 안다는 점이었는데, 앞으로는 이런 장점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빅4 회계법인 파트너는 "기존 고객이 어디냐에 따라 영향은 각기 다를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체적으로 경쟁강도가 줄어들겠지만, 자문 업무 자체가 증권사 IB 등으로 옮겨갈 우려도 공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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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03일 15:2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