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저축성보험 판매 문제제기
자본적정성에 대한 시장 우려 커
동양생명과 합병 당분간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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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이 인수한 ABL생명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금융감독원이 경영개선 조치를 내린데다 회사의 보험부채 구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안방보험 인수 당시부터 흘러나오던 동양보험과의 합병 이슈도 회사의 건전성 문제로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ABL생명에 대한 부문검사 결과 조치를 내렸다. 금감원은 ABL생명에 ▲상품포트폴리오 관리 강화 필요 ▲금리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매도가능유가증권의 시장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를 주문했다. 지적한 사항만도 20여개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품수익성 분석, 관리 미흡, 보험금 지급누락방지시스템 운영 불합리, 국가별 투자한도 운영 불합리 등등 경영 전반에 미흡한 점이 포함됐다. 사실상 회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특히 과도한 저축성보험 판매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ABL생명보험의 수입보험료는 1조9800억원으로 전년 동기(8700억원)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저축성 보험 판매가 늘면서 수입보험료 증가가 나타난 탓이다. 감독당국에선 이를 문제삼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보험업계에선 ABL생명의 자산건전성을 신중하게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안방보험이 단돈 35억원에 인수했지만, 회사의 정상화에 수천억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추정한다. 여기에다 지난해 모회사인 안방보험이 중국 당국의 제재를 받으며 신인도에 문제가 불거졌다 보니 ABL생명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부채적정성평가(LAT)에선 ABL생명의 잉여액이 고작 28억원으로 나타났다. 25개 생보사 중 최하위다. 잉여액이 작다는 것은 미래의 회사에 들어올 수익이 작다는 의미로, 추후 건전성에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ABL생명의 전신인 알리안츠생명은 LAT 결과에 따라 추가로 적립금을 쌓기도 했다. 국내 보험사 중에선 유일한 경우다.
이 문제가 안방보험이 인수한 이후에도 해결이 안된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ABL생명 보험부채 구조에 대한 문제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된데다, 모기업인 중국 안방보험이 지원에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라 회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방보험의 ABL생명 인수 당시부터 나오던 동양생명과의 합병 문제도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ABL생명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상장사인 동양생명이 이를 떠안는 것을 주주들이 용인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동양생명 주가도 7000원 수준으로 안방보험이 인수한 이후 최저가로 떨어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수익부진,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신인도 등을 이유로 동양생명의 목표 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이런 마당에 ABL생명과 합병마저 추진된다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사정도 좋지 못한 상황에서 ABL생명과의 합병은 주가에 악재가 될 것”이라며 “두 회사의 합병이 이뤄지기 위해선 ABL생명의 재무건전성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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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2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