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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4차 산업혁명 투자가 늘면서 인재들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뛰어다니는 인재들을 영입함으로써 기술개발과 네트워크 구축에 발 빠르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 출신들이 중용되고 있다.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하는 삼성벤처스(삼성벤처투자), 이미 선도적인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삼성종합기술원 출신들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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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략기술본부를 신설해 인재영입에 힘쓰고 있다. 투자은행(IB)을 비롯해 기업발굴·심사·집행 등을 경험해 본 인력이 주요 대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출신의 지영조 사장을 영입했고, 이후 삼성그룹 출신의 인력들도 대거 보강하고 있다. 연봉과 직급도 기존보다 대거 상향 조정해 불러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거치면서 투자 경험이 쌓인 삼성벤처스 출신의 투자 전문 인력들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전략기술본부는 현대차의 수직적인 조직문화와 달리, 외부인재로 구성돼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국내에 진출하고자 하는 해외기업에도 삼성 출신은 영입대상 1호다.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투자를 중단한 퀄컴코리아는 삼성전자 산하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출신의 조여준 부장을 영입하며 국내 벤처투자를 다시 시작했다.
기업투자 관련 인력 외에도 삼성종합기술원 등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인력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SK하이닉스는 삼성종합기술원 출신의 정태성 사장을 영입했다. 상대적으로 약한 낸드플래시 부문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엔 정 사장에게 7500주가량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며 핵심임원으로서 대우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이 비교적 글로벌 시장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삼성 출신 인력들의 전문성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벤처스와 SSIC, 삼성넥스트 등의 스타트업 투자 활동은 상당히 활발하고 이들이 투자한 기업들의 기술이 상당 부분 삼성전자의 제품에 반영되고 있다.
대기업들의 삼성출신 인력들에 대한 선호현상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미 5년간 신사업 분야에 23조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전략기술본부 내에서 해외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전담하는 오픈이노베이션센터는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2곳에 불과하지만 올해 내로 한국과 중국·독일 등 3곳을 더 신설할 계획이다. SK그룹도 마찬가지로 올해는 지난해를 뛰어넘는 20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상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와 SK는 물론이고 대부분 대기업에서 4차산업 혁명에 발맞춘 기술개발과 투자가 진행돼야 하는 만큼 이미 세계 최고기술을 경험한 삼성 출신 인력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벤처스, SSIC, 삼성넥스트 등과 연구개발 분야에선 삼성종합기술원, 미국 내 삼성전자미국연구소(SRA) 등 인력들의 영입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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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21일 09:00 게재]
입력 2018.01.25 07:00|수정 2018.01.24 19:53
대규모 투자 앞둔 현대차·SK, 삼성 인재 영입 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