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경영에서 외형확장으로 전략 변경
DB손보, 사명바꾸고 공격적인 마케팅
현대해상, 2위 자리는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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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2위권 손해보험사들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내실경영을 추구했던 KB손해보험마저 올해는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명을 바꾼 DB손해보험은 연초부터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현대해상은 2위 자리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비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올해 10% 초반 수준에 머물렀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장기보험 중심의 영업력 강화에 나선다. 일선 현장에도 점유율확대를 위한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에 대해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 차원에서도 손해보험업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현재 3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두 회사를 비교해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DB손해보험은 52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KB손보 대비 2000억원 이상 높은 순익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로는 3%포인트 격차로 KB손해보험을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 2년간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은 회사의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에 맞춰 체질개선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상품 구조를 개선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장기보험 중 저축성보험과 개인연금을 제외한 보장성 보험 비중이 누계 원수보험료 기준 83%까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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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개선도 나타났다. 2014년 0.7%수준에 머물렀던 총자산이익률(ROA)가 지난해 3분기 기준 1.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387억원에서 315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보험영업력 및 손해율 관리에 기반한 보험수지구조 개선 및 운용자산 성장세가 수익 증가로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외형보다는 내실 위주로 상품구조를 바꾸다 보니 시장점유율은 떨어졌다. 2013년 13.6%였던 점유율은 2016년 12.7%가 됐다. 올해는 점유율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것이 KB손보의 계획이다. 순이익 측면에서도 DB손보와의 격차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경쟁사인 DB손보는 사명을 동부화재에서 바꾼 이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준기 회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라 성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DB손해보험은 리더십이 바뀌는 시점이라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실적이 중요하다”라며 “여기에다 사명까지 바꾸면서 마케팅에 더욱 힘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시장점유율 2위를 고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이익 측면에선 DB손보에 뒤졌지만, 시장점유율에서만큼은 2위를 수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경쟁사들이 올해에는 순익뿐만 아니라 외형마저 키우겠다고 나서며 좀 더 공격적인 영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손보업계를 둘러싼 외부요인이 좋지 않고 경쟁강도도 더욱 세지고 있다”라며 “특히 2위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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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25일 17:4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