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추종 펀드 자금 유입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코스피 진입 효과, 삼성효과 탓 무뎌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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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이전 상장 효과를 기대하던 셀트리온이 삼성전자 액면분할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그간 '고액 주가'로 투자가 쉽지 않았던 삼성전자의 주당 가격이 5만원대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되며, 셀트리온 투자 수요의 주축을 이루는 개인 자금이 삼성전자에 몰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셀트리온의 이전 상장과 코스피200 특례 편입 시기를 앞당기며 코스닥에 쏠린 투자자들의 시선을 코스피로 끌어오려 애쓰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그림이지만, 셀트리온은 기대보다 주목을 덜 받을 수도 있게 됐다는 평가다.
지난 29일 이은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주요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본부장은 “이전상장 심사를 받고 있는 셀트리온의 회계 등 종합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만큼 내달 8일 전까지 상장 예비심사를 마치겠다”라며 “승인된다면 3월 코스피200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증권가에선 물리적으로 3월 셀트리온의 코스피200편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를 위해선 다음달 12일까지 이전상장을 마무리해야 하는 데 시간이 촉박하다는 판단에서다. 만약 이전상장이 늦어져 3월 코스피200 편입이 안 된다면 셀트리온은 6월까지 지수편입에 제외되면서 이를 추종하는 펀드들의 자금이 흘러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기관투자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거래소가 특례상장이란 형태로 이전상장의 속도를 내면서 이 문제가 해결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닥으로 쏠린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 유가증권시장본부가 전격적으로 셀트리온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며 “셀트리온은 코스피200 편입시기가 6월로 늦어지는 일을 피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발표날 당일 셀트리온 주가는 2만8300원이 오른 32만8300원에 마감했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는 셀트리온 주식 매수에 나서며 주가상승을 견인했다. 1월 중순 28만원까지 밀렸던 주가는 이후 30만원대를 회복해 거래되고 있다.
연초 이후 거의 3주간 매도세로 일관하던 개인 투자자들은 순매수로 화답했다. 30일과 31일 이틀간 개인들은 셀트리온 주식 14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에 나선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셀트리온이 현 상태로 코스피 이전상장을 마무리하면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국내외 인덱스 자금이 추가로 들어오며 '이전 상장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태였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두달간 주춤한 상황에서 셀트리온이 코스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까지 따라왔다.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안착하는데다, 최근 각광받는 성장주로서 매수 수요가 뒤따를 가능성이 컸다.
여기에 변수로 등장한 게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31일 50대 1 액면 분할을 발표하면서 코스피 수급에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전자 주식이 주당 5만원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그간 비싼 가격에 쉽사리 투자하지 못했던 개인투자자 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발표직후 주가가 급등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역시 개인투자자가 반응했다. 개인투자자들은 31일 하루동안에만 7000억원이 넘게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 지난 23일부터 5거래일간 매도 행진을 이어간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벌써부터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장이 ‘블랙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31일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주가가 270만원까지 올랐다. 미국 시장금리가 급등하며 글로벌 증시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지만, 코스피만은 삼성전자 주가 강세로 장중 급등세를 보였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나오며 삼성전자 주가 오름폭은 점점 줄었고, 코스피 지수 상승률도 따라서 떨어졌다.
한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로 기관 및 개인투자자 자금 추가 유입이 예상된다”라며 “코스피 수요를 삼성전자가 상당부분 흡수하며 셀트리온도 수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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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31일 16:2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