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주 찾는 건 당연한 흐름...변동성은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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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투자업계에 '텐배거'(Ten-bagger)라는 키워드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코스닥 중소형주 급등에 가상통화 열풍으로 수익률 눈높이가 높아지며 텐배거의 뜻 그대로 '주가가 10배 오를 주식'을 찾는 게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텐배거는 최근 증권가와 운용업계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단어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 랠리때 실제로 단기간에 텐배거를 달성한 종목들이 출현한 덕분이다.
신라젠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1만1000원이었던 신라젠 주가는 불과 5개월만에 최고 15만원까지 올랐다. 셀트리온 계열사 중 가장 소외됐던 셀트리온제약도 지난해 10월 1만7000원에서 지난달 한때 12만원까지 주가가 치솟으며 3개월만에 10배에 근접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텐배거'를 전면에 내세운 국내 한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펀드는 규모가 252억원으로 초소형급이지만, 최근 한달 유입액이 97억원에 달한다. 이 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50.5%였다. 신한금융투자도 최근 '텐배거'를 키워드로 내세운 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일단은 한시 판매 후 6% 수익을 달성하면 청산하는 목표전환형 상품이지만, '중소형 성장주 투자'라는 테마에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가 있다.
국내 증시 역사에서 텐배거는 주로 중소형 성장주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시점에 회자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는 삼립식품(현 SPC삼립)·영원무역·삼천리자전거·인바디 등이 텐배거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1900억여원이 순유출됐지만, 중소형주식형 펀드에만은 1700억여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잇따라 스몰캡 애널리스트(소형주 담당 연구원) 충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 텐배거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건 코스닥 지수 급등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신라젠 등 바이오 기업의 수익률이 크게 뛴데다, 지수 자체가 지난해 하반기 저점 대비 50%가량 오르며 증시 주변 자금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졌다.
한 중소형 운용사 운용역은 "지난해 하반기는 코스닥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1년 수익률이 120%에 달하고 주요 연기금 주식운용부서도 두 자릿 수 수익을 낸 시기"라며 "성장주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다음 급등주를 찾는 건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등 지난해 말 가상통화 투자가 붐(boom)을 일으키며 연간 10~100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단기간 폭등해 '계층 이동 사다리'로도 불렸던 가상통화 투자는 최근 정부는 물론 글로벌 규제 강화로 인해 철퇴를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 투자자들은 가상통화 투자를 통해 '꿈의 수익률'이 현실화되는 모습을 눈 앞에서 지켜봤다. 목표 수익률이 오르며 공인된 합법 투자 시장인 증시에서도 '꿈의 고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담당 연구원은 "중소형 성장주 중심 시장은 글로벌 경기 흐름이나 특정 기업의 비우호적 이벤트 등 외부 변수로 인해 출렁이는 경우가 잦다"며 "정부 정책과 유동성 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증시가 나쁘진 않겠지만 변동성에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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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2월 0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