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성과 미래 성장 스토리에 주목하고 있어
유동성 좋을 때 자금조달 해야...관련 거래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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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올해 주식자본시장(ECM) 선두 자리를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빅딜인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 상장주관사고, 시기는 아직 미정이나 호텔롯데의 상장주관사ㆍ교보생명의 상장 자문사에도 역시 이름을 올렸다. 올 1월에 10억 달러 규모의 카카오 해외 주식예탁증서(GDR) 발행 역시 큰 성과였다.
박장호(사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는 지금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기업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어느 때보다 많다고 평가했다. 수십 년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쟁력과 내실을 다져온 한국기업에 대해 신뢰가 쌓였고,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대한 발 빠른 대응노력을 높이 사고 있다는 것. 다음은 일문일답
- 최근 해외 자본시장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평판은?
"2월 들어 글로벌 자본시장의 조정국면이 일어나고 있지만, 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게 되면 한국 관련 자본시장 거래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올 1월 카카오 GDR 발행 당시에는 외국인들이 회사에 대해 생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6억 달러의 수요가 몰렸다. 2월 들어 예상을 상회하는 빠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시장이 일시 조정을 겪고 있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보인다면 한국 자본시장 관련 거래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보여진다"
- 왜 한국기업을 좋아하는가
"국내 기업들은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우리도 깜짝 놀랄 정도로 기업들이 과거엔 수 년 동안 할 일들을 몇 개월 만에 해치운다. 긴박함과 절박함이 있다 보니 경쟁력이 있다. 선제적으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런 한국기업의 역동성에 큰 매력을 느낀다. 한국기업들의 경쟁력과 성장 스토리, 신용도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 과거에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무엇이 달려졌나
"지난 수년간 전통적인 국내 기업들이 꾸준히 선제적인 체질개선과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무장했다. 그 결과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됐다. 새로운 비전과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젊은 기업들이 매력적인 스토리로 무장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처로 각인되고 있다. 훌륭한 자질을 보유한 인력들이 대기업과 성장성 있는 기업의 핵심인력으로 자리 잡았고 최근 투자은행(IB)및 글로벌 컨설팅 인력들까지 합세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해외 (크로스보더) 자본시장거래와 M&A 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고 많은 노하우를 쌓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과거에 지녔던 선진 글로벌시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줄었다. 한마디로 실력과 내실이 과거보다 상당히 좋아졌다.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 한국기업이 선호의 대상이다.
미래산업에 대한 발빠른 대응도 높이 평가 받는다. 카카오GDR의 경우가 그랬다. 과거에는 포스코•한전, 한화케미칼 등과 같은 전통 제조업 기반인 기업들이 주로 GDR발행에 나섰다. 카카오는 예외적인 경우다. 카카오는 4차 산업관련 모바일 에코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 그리고 미래성장스토리를 제시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광고(advertising),판매(commerce), 모빌리티, 음원, 게임등 회사의 다양한 사업 포트포리오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기법으로 설명하긴 어려워도 매력적인 스토리라인이 훌륭한 투자요인이 되고 있다."
- 풍부한 시장 유동성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사실이다. 올해 1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발행시장 규모는 1월에만 총 170억달러(약18조3800억원), 55개의 딜이 성사됐다. 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는 1월에만 70억 달러(약 7조5000억원)가 발행돼 전년도 전체 발행 물량과 똑같았다. 그만큼 시장의 유동성이 좋다.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시장에 신뢰를 주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세계 경제가 그만큼 탄탄하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에 대한우려가 생긴다는 건 오히려 좋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금리인상이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가파르게 이뤄진다면 조정국면이 다소 오래갈 수는 있겠지만, 이는 펀더멘털 한 요인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오히려 건강한 시장의 조정이라 생각된다. 특히 미국시장은 예외적으로 지난 수년 간 조정을 받지 않았다"
- 지금 국내기업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 자금조달에 나서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성장의 밑바탕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지금 준비해놓지 않으면 5년 후를 못 견딘다. 20대 30대에 몸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50대 60대에 힘든 것과 마찬가지다. 이럴 때일수록 선제적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비핵심 사업을 팔고 인재확보에 힘써야 한다.
대기업들도 이미 지배구조의 투명성, 규제강화, 경쟁력 강화 그리고 추가 성장을 위한 선제적인 구조조정 측면에서 과거처럼 계열사 수십 곳을 선단식으로 경영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
- 올해 어떤 거래들이 많을 것으로 보는가
"대기업들의 비핵심 계열사 처분 움직임이 크게 늘 것으로 본다. 또 M&A등을 통해 해외에 좀더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국내에서 좋은 매물을 사들여 성장엔진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핵심 포트폴리오와의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제고시키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여진다. 상당이 흥미롭고 좋은 딜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외부에서 자금을 대주겠다는 곳도 줄을 섰다. 사모펀드(PEF)가 파트너로 나서겠다는 경우도 많고 금융기관들이 좋은 조건으로 차입을 제공하고 있다. 자본시장은 외부변수만 크지 않다면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 올해엔 굵직한 IPO가 몰려있고, 비핵심 사업 및 투자자산 매각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특히 사모펀드 역할이 커질 수 있다. 대기업이 지배구조관련 규제에 선제적으로 우호지분을 만들고 영향력이 있는 곳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식이다. 해외 진출 시에도 글로벌 사모펀드들과 공동투자를 통해 그들의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및 네트워크를 활용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궁합이 잘 맞는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 대기업들은 글로벌 사모펀드가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사모펀드는 기업과 연을 맺으면서 앞으로 꾸준한 투자기회를모색할 수 있다"
- 과거보다 투자은행(IB)들의 역할이 줄었다는 지적이 많다
"대형 M&A에서 자문사 (Advisor)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 IB가 하는 역할이 많다. 대표적 대기업들의 경험과 내부 역량이 상당히 좋지만 70~80% 정도의 M&A는 자문을 받는다. 자본시장관련 거래의 경우 IB 없이 진행할 수 없다. 기업들의 실력이 늘어난 만큼 한편으로 외부 시각을 참고하고 도움 받기를 더 환영해서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거래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본다. 기업들이 경쟁력을 더욱 제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데 어떻게 딜이 줄어들 수 있겠나. IB들이 할 일은 굉장히 많다"
- IB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결국 클라이언트에 대한 서비스 질이 핵심이다. 상대가 기대하는 것 이상의 결과를 도출하고, 맡긴 거래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IB를 고용하는 기업들은 훨씬 이전부터 M&A와 성장 및 구조조정 전략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들이 연구한 것 이상의 결과물을 받으려고 수수료를 지불하는 데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당장 수임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디어가 있으면 먼저 찾아가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클라이언트의 고민을 같이 공유하고 여러 방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는 파트너 및 어드바이저로서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지고 있다. 이렇게 신뢰가 쌓이면서 거래 관계를 지속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카카오 GDR발행과 2년 전 현대글로비스 블록딜도 함께 고민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만든 결과다."
- 글로벌 본사에서 한국 IB시장에 대한 시각은
"한국은 글로벌 기업들이 포진해있어 M&A및 자본시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나라로 인식된다. 인지도나 시장에서의 명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시장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최근 거의 모든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수익성에 많은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전체의 수익규모 (wallet size)가 그 나라에 대한 인적자원배분과 커미트먼트(commitment)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거래 수수료는 인도와 필리핀과 함께 굉장히 낮은 편에 속한다. 우리나라 큰 규모의 IPO는 수수료가 공모규모의 1% 정도다. 나스닥은 6-7%, 뉴욕증시는 4.5%, 홍콩 4-5%, 일본 4.5% 수준이다.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프로페셔널 한 서비스에 대한 인식변화로 M&A 수수료는 시장기준에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는 추세다. 적합한 수수료를 바탕으로 거기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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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2월 1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