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르노삼성 '뚝'…"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
"현대차 의존도 높아지는 만큼 규제도 날카로워"
"독보적 기술력 보유했지만…정부 지원 '기대'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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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폐쇄를 단행한 한국GM의 이미지 실추, 소비심리 위축이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현대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완성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짐에 정부의 눈초리는 더 매서 질 것으로 보인다. 독보적인 수소연료전기차(FCEV)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인프라구축을 비롯한 정부 지원은 기대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80%를 돌파했다. 지난해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을 지켜냈고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주력 모델인 그랜저와 쏘나타의 판매가 양호했고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코나와 중형세단 제네시스 G70 등의 판매가 실적을 이끌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부진했다.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은 GM이 32%, 르노삼성은 14%씩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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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경쟁력 약화와 이에 따른 수익성 부진, 원가경쟁력 부담이 컸던 한국GM은 결국 가동률이 20%에 불과했던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공장의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 한 가운데 신차 배정을 두고도 잡음을 내고 있다. 여기에 한국GM에 대한 이미지 실추, 향후 사업적·재무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와 한국 시장에서의 신뢰회복은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차는 올해 신형 벨로스터를 시작으로 2월 신형 싼타페, 4월 코나 전기차 등을 출시한다. 기아차는 지난달 K5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고 K3와 K9의 완전변경 신차, 카니발의 부분변경 모델의 판매를 앞두고 있다. 한국GM은 중형 SUV인 에퀴녹스, 르노삼성은 소형 해치백 모델은 클리오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에 대항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르노삼성은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밴 '에스파스'를 도입을 검토했으나 결국 철회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산차 시장에서 다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는데 앞으로 신차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이 같은 상황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한국GM의 철수 또한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국내 완성차 시장의 집중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탄탄한 내수시장 기반을 다시 마련한다는 점은 현대차엔 분명 호재다. 다만 높아지는 점유율만큼이나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다 보니 정부의 지원이 제한 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기차 넥쏘(Nexo)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5분 남짓 충전에 항속거리 609km를 기록하며 기존에 출시된 수소연료전기차 보다 월등한 성능을 나타낸다.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시승에 나서며 약 10Km 구간을 자율주행 한 것도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정부의 관심과 달리 수소연료전기차를 국내에서 실제로 운행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은 미미하다. 국내 수소연료전기차 충전소는 전국에 12곳, 이중 5곳은 연구용으로 사용 중이다. 서울시 내 충전소는 2곳, 등록된 차량은 16대 정도고 전국을 통틀어도 200여대에 못 미친다.
넥쏘는 다음달 일반 고객을 대산으로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실제로 구매하고 운행할 수 있는 일반인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소차 충전소 구축에 투입되는 비용은 한 기당 20~30억원 추산된다. 정부가 밝힌 2020년까지 수소차 수출 및 보급 1만대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의 보조금 지원, 등록 규제완화, 세제혜택 등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큰 기대를 갖기 어렵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분명 수소연료전기차 부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미래차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에 나서는 것은 현대차를 지원하겠다는 의미와 동일하게 비칠 수 있다"며 "현대차의 점유율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특혜 등에 특히 민감한 정부에서 현대차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의 지배구조, 일감몰아주기 등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 속 현대차의 대대적인 지원요구 또한 쉽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현대차가 정부의 벽에 가로막혀 있는 사이 수소연료전기차 시장에서 비교적 뒤쳐진 주변 국가들은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 비해 비교적 잘 갖춰진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기차 4만여 대를 보급을 계획하고 있고, 중국은 2030년까지 100만대 보급을 목표로 정부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미래차 육성에 힘을 쏟고 있지만 사실상 현대차는 정부의 규제를 뚫고 독자생존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기술력으로 앞서가고는 있지만 인프라구축과 국내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기술격차가 줄어들고 생산성에서 차이를 나타내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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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2월 2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