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무산된 티브로드, 태광산업 '콜 옵션' 행사
1호 펀드 청산절차 탄력 받을 듯…4호 블라인드 펀딩도 청신호
-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투자기업 자금회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골칫거리로 평가 받던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와 티브로드 모두 엑시트가 가시화 하면서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4호 블라인드펀드의 자금모집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IMM PE는 지난 2011년 투자한 DICC를 두고 수년 째 두산그룹과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IMM PE는 미래에셋PE와 하나금융투자PE 등과 손잡고 1호 블라인드펀드(로즈골드 1호)를 통해 DICC 지분 20%에 투자했다.
당시 양측은 주주간계약을 맺고 두산그룹이 기업공개(IPO) 또는 공개매각을 통해 FI의 투자금 회수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IPO가 이뤄지지 않았고 공개매각 또한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재무적투자자(FI)들은 두산그룹을 상대로 자금회수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FI 측은 양측의 계약에서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이 풋옵션을 우회적으로 구현해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1심(2017년 1월)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에서 패소한 FI들은 항소했고 올 2월 열린 2심에서 법원은 FI측의 손을 들어줬다. 두산그룹이 FI의 드래그얼롱 행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두산그룹이 약정된 수익률(IRR 15%)를 적용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FI들의 최초 투자금액은 3800억원이다. 2015년 1심 소송 당시 수익률을 가산해 두산그룹에 청구한 금액은 7093억원이고 2015년 이후 6%씩의 이자가 더 붙는다. 2심에서 FI 측이 제기한 소송금액은 100억원인데 이번 판결 결과를 '확장'하게 되면 두산 측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두산그룹이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며 대법원 판결은 이르면 6개월 이내 적어도 올해까진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PEF) 업계 한 관계자는 "정확한 판결 내용은 확인해 봐야 하지만 2심 결과가 완전히 뒤집혔고 FI측의 주장이 상당부분 받아들여진 것을 미뤄볼 때 대법원에서 판결이 또 다시 완전히 뒤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IMM PE뿐 아니라 함께 투자한 FI들, 투자에 참여한 금융기관들 모두 상당히 고무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법원의 DICC 관련 2심 판결이 난 직후, 공교롭게도 태광산업은 IMM PE 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는 티브로드 지분 20.13%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티브로드의 투자 구조는 DICC와 상당히 유사하다.
IMM PE는 지난 2014년 티브로드 보통주와 우선주에 지분 약 15.1%를 투자했다. 당시 IMM PE는 보유하고 있는 '로즈골드 2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투자했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동 투자자가 함께 지분을 인수했다. 주당 매입금액은 6만8000원, 총 투입금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태광산업은 주주간계약에 의해 지난해 말까지 티브로드의 IPO를 추진했어야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양측의 계약 상 IMM PE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태광그룹이 보유한 지분(80%)을 함께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FI들이 DICC 사례와 마찬가지로 매각절차에 착수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태광그룹이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일단락 됐다.
티브로드가 비상장사인점을 고려하면 지분가치 평가 등의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문에 현재 FI가 보유한 지분가치를 어떻게 판단할지에 따라 투자자들의 수익률 또한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이견을 보일 경우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향후 DICC의 소송이 일단락 되면 1호 펀드(캐프·셀트리온·하이마트·두산DST·삼화왕관·SRS코리아·KAI 등)의 청산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티브로드의 자금회수는 2호 펀드(대한전선·태림포장·현대LNG상선·할리스커피·한독·교보생명·제넥신·알보젠코리아·포스코특수강 등)의 수익률 제고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호 펀드의 주요 투자기업인 교보생명은 올해 IPO를 추진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4호 블라인드펀드 자금모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의 대상이다. IMM PE는 현재 1조8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투자자 모집을 추진하고 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3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