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경력...수은때 성동ㆍSTX조선 관리못한 '장본인' 낙인
농협 인사는 결국 김병원 회장 재판과 연계...어느 패가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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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농협은행 빅배스(Big-bath;대규모 부실정리) 이후 실적 관리에 성공한데다 올해 농협이 '안정' 위주의 계열사 대표·임원 인사를 진행하면서 얘기가 진전됐다.
다만 김 회장이 수출입은행장 시절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성동조선ㆍSTX조선 정상화가 실패한 상황에서 '원죄'를 짊어진 그를 4대 금융지주 수장으로 계속 앉혀두는 건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회장직 3연임 전례도 없다.
김 회장이 지난해 4월 연임에 성공했을때까지만 해도 3연임을 점치는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 대통령 탄핵과 5월 대선으로 이어지는 혼란 국면에서 '대안이 없다'는 평가만 나왔다. 이에 연임 임기도 1년만 부여됐다. 농협금융지주 정관(제 33조) 상으로는 최대 2년까지 부여할 수도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기류가 조금씩 바뀌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1조1770억여원(농업지원사업비 분담 전)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2016년 빅배스 이후 실적 회복의 폭이 예상보다 매우 가팔랐던 것이 사실"이라며 "김 회장도 실적을 발판으로 연임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지난해 12월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당선무효형(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병원 중앙회장은 김용환 회장과 농협금융 인사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단행된 농협금융 계열사 대표·임원 인사는 김병원 회장이 당선된 직후인 2016년에 비해 '안정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병원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대훈 상호금융대표가 농협은행장으로 임명된 것 정도가 '파격'으로 꼽힌다. 생명·캐피탈의 대표는 연임됐고, 관심을 모았던 NH투자증권 대표 역시 중앙회나 농협금융 출신을 배제하고 내부 인사 승진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병원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 농협금융그룹 인사폭도 커질 거란 전망이 많았다"며 "항소한 김병원 회장이 2심을 앞두고 무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김용환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NH농협금융회장 인사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심을 잘 넘기고 정권내 본인 임기를 유지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쪽으로 이뤄질 것이란 의미다.
문제는 최근 다시 주목받은 성동조선과 STX조선 부실화 이슈다.
두 조선사는 김용환 회장이 수출입행장이던 시절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결국 정상화에 실패했다. 그가 수출입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11~2014년은 유렵발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국내 조선·부실이 심화되던 시기다.
김 회장은 당시 '선박금융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발 벗고 나섰다. 2013년 초 STX그룹이 흔들리던 시기엔 실무 부서에 "STX그룹에 대한 지원을 늘리라"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STX그룹은 2013년 7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자율협약 당시 수출입은행의 STX그룹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는 2조원에 달했다.
수출입은행이 주채권은행이었던 성동조선 관리도 실패했다. 김 회장은 당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정상화를 확신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했지만, 결국 성동조선은 청산이 언급되는 수준까지 부실화됐다.
특히 김용환 회장 재직시절, 수출입은행은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을 체결했지만 인건비 조정 등 약정 이행 담보방안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성동조선에 '적자 수주'를 허용하는 수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도 이를 관리하지 않았다. 성동조선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린 적자 수주에 발목이 잡혔다. 이때의 상황이 지금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성동조선 법정관리를 선택하는 결과까지 낳게 됐다는 평가다.
감사원은 2015년말 수출입은행을 감사하고 성동조선과 관련, 수출입은행이 '성실 경영의무'를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도 했다. 김 회장은 이로 인해 향후 공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건 어려워진 상황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STX조선과 성동조선이 정상화됐다면 모를까, 김 회장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여부는 100% 최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김병원 회장 본인에게 도움 되는 쪽으로 유도된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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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3월 08일 14:2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