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채권성 자산인 CB마저 투심위 통과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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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셀트리온홀딩스는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임석정 전 CVC 한국회장이 조성한 ‘제네시스 1호 유한회사(이하 제네시스 유한회사)’를 대상으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로는 신한은행, NH투자증권, 새마을금고 등이 참여했다. 당초 주요 투자자로 알려졌던 KB국민은행은 최종단계에서 발을 뺐다.
신한은행은 초기부터 임석정 회장과 발을 맞춰 조건 설정, 투자자 모집 등을 주도했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가치평가는 쉽지 않았지만 투자를 완료하는데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만기 금리 6%라는 안정성 수익으로 하방 위험을 막아뒀고 향후 셀트리온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과실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짰다.
신한은행은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후발주자가 선도업체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가치가 증대할 것으로 봤다. 고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셀트리온은 실체적 자산이 없는 다른 바이오 회사들과는 달리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투자를 검토하던 KB국민은행은 막판에 발을 뺐다. 셀트리온의 기업가치를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투자 대상이 셀트리온홀딩스이지만 이 회사의 기업가치가 결국 셀트리온의 가치와 연동된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CB의 전환가액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은행의 자리는 다른 기관이 채웠다.
이 투자건에서 작년말 처음 설정됐던 CB 전환가액은 17만원이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담보로 제시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은 1월 27일까지 보호예수로 묶여 있었다. 그 전까지는 시간이 있긴 했지만 투자 심사가 빨리 이뤄지지 않는 사이 셀트리온 주가가 급등, 결국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은행 투자심의위원회에선 새로 산정된 전환가액(27만원)을 받아 들이기 어렵다는 이유로 투자를 부결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보수적인 국민은행의 분위기도 이런 결정에 한 몫을 했다.
시장에선 셀트리온, 나아가 바이오 산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엇갈린 시각이 나타난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리딩뱅크를 다투는 두 곳 중 신한은행은 셀트리온의 주식가치를 인정한 반면 국민은행은 이 가치뿐 아니라 존속기업으로서의 가치에도 의구심을 표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만기 금리 6%라면 나쁘지 않은 투자처로 보였음에도 국민은행 투심위에서 부결을 한 것은 의외다”라며 “셀트리온홀딩스에 대한 두 리딩은행 투심위의 판단이 갈렸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바이오 기업가치 논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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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3월 18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