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뱅크 초반엔 속도냈지만...하반기 공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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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양대산맥이자 정유업계 라이벌인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가 5개월의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공모에 나설 전망이다. SK루브리컨츠는 속도를 높이고, 현대오일뱅크는 속도를 늦추며 '맞대결'을 피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예비심사 결과는 오는 27일 전후로 나올 예정이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달 26일 심사를 청구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우량기업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적용해 20영업일 안에 심사 결과를 통보하기로 했다.
SK루브리컨츠는 심사 통과 직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르면 4월 말 일반 공모 절차가 진행된다. 홍콩 등 글로벌 시장에서 공모에 나설 예정인만큼, 발행 시점에서 145일 이내의 재무재표를 신고서에 담아야 하는 '145일 룰' 기한에 맞춰 상장을 마무리하겠다는 포석이다.
SK루브리컨츠는 현재 공모 구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 외에도, 거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주주가 일부 구주 매출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루브리컨츠의 최대주주는 SK이노베이션으로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당초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일정에 여유를 둔 모습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월 말 주관사단과 사업착수회의(kick-off meeting)을 진행하고, 2월부터 실사에 착수했다. 이 때문에 상반기 중 공모를 진행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현대오일뱅크는 내부적으로 10월 중 상장 완료를 목표하고 있다. 반기 실적의 윤곽이 보이는 6월을 전후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이르면 8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일정이다. 5개월 안팎의 시차를 두고 각각 SK루브리컨츠는 상반기, 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의 핵심 공모가 되는 셈이다.
두 회사 모두 예상 시가총액이 5조~6조원, 예상 공모 규모가 1조~2조원에 달하는만큼, 비슷한 시기 진행된다면 서로 공모 흥행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었다. 2010년 삼성생명과 맞붙은 한화생명의 청약 경쟁률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마진이 좋아지고 석유 제품의 수급이 빡빡해지며 올해 정유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거란 기대감이 높다"며 "시장 상황 악화로 상장을 연기한 경험이 있는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에 최적의 상장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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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3월 22일 10:3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