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ECM, 아직은 미미한 CIB 시너지
입력 2018.04.02 07:00|수정 2018.03.30 18:56
    [2018년 1분기 집계][ECM 주관·인수 순위]
    KB증권, 3위 입성했지만...미래에셋 증자 1건뿐
    중견·중소 성과내는 신한-ECM 굴기 삼성 사이 '샌드위치'
    • 채권자본시장(DCM) 최강자 KB증권이 주식자본시장(ECM)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까. 일단 1분기 전체 주관 순위 기준 탑(TOP)3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2018년도 1분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3100억원의 주관 실적으로 ECM 전체 주관 3위에 올랐다. 인수금액 기준으로는 3735억원의 실적으로 1위다. 2010년 이후 최고 순위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소 아쉬운 점이 남는다. KB증권은 미래에셋대우 유상증자 공동대표주관 단 1건으로 실적을 쌓았다. 대표주관 참여를 두고 내부에서 이견이 나오기도 했던 거래다. KB증권은 주관을 맡으며 24억22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지만, 청약미달로 인해 24억3800만원을 실권주 인수에 썼다.

      더 아쉬운 점은 중소형 딜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제로'였다는 점이다. 경쟁사인 신한금융투자가 1분기에만 7건의 중견·중소기업 거래를 주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KB증권보다 앞서 상업투자은행(CIB) 체제를 구축한 신한금융투자는 은행과의 연계영업을 통해 2015년부터 중견·중소기업 및 코스닥 시장 거래의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KB증권 역시 CIB 체제를 통해 지난해 그룹 차원으로 1728억원의 시너지 수익을 냈다. 다만 이는 전체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으로, ECM부문에는 아직 '온기'가 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인수금융을 지렛대삼아 상장 주관을 따낸 제일홀딩스 같은 사례가 더 많아지지 않는다면, 'ECM 트랙레코드 부족'이라는 약점을 만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CM 시장에선 사실상 영향력이 사라지다시피 했던 삼성증권의 굴기(倔起)도 KB증권으로선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변수다. 삼성증권 역시 ECM 강화를 통해 IB 시장에서의 영향력 회복을 꾀하고 있어서다.

      삼성증권은 올 1분기 4000억원의 실적으로 NH투자증권에 이어 전체 주관 실적 2위에 올랐다. 5월 상장 예정인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 SK루브리컨츠의 대표주관을 맡고 있어 내심 상반기 1위도 노리고 있다.

      NH·한국·미래의 3강 체제가 공고한 주식자본시장에서 삼성증권까지 영향력을 회복하면, KB증권으로선 CIB 시너지 외에는 마땅히 기댈 곳이 없어질 거란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처럼 은행 연계를 통해 중소·중견기업 거래 기반을 다지고, 초대형 IB의 자본력을 활용해 빅딜(big-deal) 트랙레코드를 쌓지 않는다면 지금의 시장영향력도 지키기 어려워질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KB증권 ECM 부문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선임팀장이 물러나고 일부 주니어가 역할·책임(R&R) 이슈로 인해 이탈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며 "부문 대표가 은행 출신 여신 전문가, 총괄본부장이 DCM 전문가인 조직의 한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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