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단명 퇴진 불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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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성 출장과 '셀프후원' 등 위법성 논란에 휘말린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2일 취임한지 15일만이다.
김 원장은 이날 저녁 "선거권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해 즉각 임명권자(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선관위는 16일 오후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종래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 원장이 의혹에 휩싸이자 청와대는 12일 김 원장의 거취를 두고 선관위에 위법여부에 대한 판단을 맡긴 바 있다.
의혹 중 핵심은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으로 재직할 당시, 임기 말에 민주당 전·현직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을 기부한 행위에 위법성이 있는지 여부였다. 현행법상 의원들은 임기 만료시 정치자금을 소속 정당이나 국고로 반납해야 한다.
당시 김 원장은 선관위에 후원 제한에 대해 질의했고, 선관위는 '범위를 벗어나 특별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제공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김 원장은 기부를 강행했다.
피감기관이 비용을 부담한 해외 출장 역시 위법성이 인정됐다. 김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한국거래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의 출장비 지원을 받아 미국·이탈리아·스위스·우즈베키스탄 등에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김 원장은 업무상 출장이라 해명했지만, 관광 등 외유 논란이 불거졌다.
김 원장은 야당 등의 잇딴 공격에도 "더욱 높은 기준과 원칙을 적용해 금융감독원장으로서의 소임을 성실하게 수행할 것"이라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그럼에도 불구, 결국 최단 기간 재임한 금융감독원장이 됐다는 불명예를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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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4월 16일 20:5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