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지배구조 개편은 '변수'로 떠올라
대출 옥죄니 자금 몰리는 회사채 시장
부품 계열사, 회사채 호황 자금조달 수혜 "근본적 경쟁력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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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에 현대차의 실적 부진은 상수가 된 지 오래다. 일단 회사채 시장이 호황을 맞아 현대차 부품 계열사들의 자금조달은 다소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할지는 미지수란 평가다. 기관투자가들은 현재 자금조달 사정만을 믿고 '착시 효과'에 빠져선 안 된다며 경고한다.
현대차에 자체 부품을 납품하는 현대위아는 이달 17일 1300억원(3년 만기 900억원·5년 만기 400억원)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회사채 발행 당시보다 투자설명서에 투자위험 요소를 상세히 기재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은 매년 반복해서 포함되는 내용이다. 현대위아는 올해 ▲노사 분규 발생 가능성 ▲한미 FTA 개정 협상 ▲한국 GM의 공장폐쇄 등을 추가적인 위험요소로 꼽았다.
여기에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에 따른 위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불확실성 등 그룹 관련 위험성도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정부의 대기업 규제에 따른 여파가 미칠 수 있는 내용과, 지배구조 개편 안건의 주총 통과가 무산될 경우 계열사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행히 수요예측 경쟁률은 3년물 2.14대 1, 5년물은 1.67대 1을 각각 기록했다. 3년물의 발행 조건은 민간채권평가회사 4곳이 평가한 현대위아와 같은 AA급 기업 산술평균 수익률인 2.578%를 웃도는 2.671%를 기록했다. 5년물 수익률 또한 AA급 회사채 산술평균 2.844%를 넘는 3.093%로 결정됐다. 최근의 우량 기업들이 개별 민평 금리보다 3~10bp(1bp=0.01%포인트)가량 낮은 금리로 발행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총 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현대케피코 또한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에 따른 위험과 현대차 지배구조에 관한 위험을 상세히 기재했다. 지난 1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는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자금조달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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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과 불투명한 사업전망에도 불구하고 계열 부품사들이 자금 조달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은 회사채 시장의 풍부한 수요 때문이란 평가다.
실제로 최근 회사채 시장에 자금 쏠림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부동산 및 개인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은행권과 투자금융업계의 자금이 회사채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의 회사채 시장은 우량기업은 물론이고 투기등급을 부여받은 기업들까지 찾을 정도로 문턱이 낮아졌다. 신용등급 BBB+급인 AJ네트웍스, 한진, 대한항공, 한솔테크닉스 등도 모두 기존 계획보다 규모를 늘려 발행에 성공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 회사채 담당 한 관계자는 "주주총회 시즌이 끝나고 발행에 나서려는 회사들이 많았는데 시장의 풍부한 수요로 인해 발행 물량 대부분이 소화되고 있다"며 "다만 금리상승과 같은 대외 변수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분위기가 하반기까지 지속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권 한 관계자도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양한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데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회사채 시장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현대차 계열사도 마찬가지로 회사의 펀더멘탈에 기반해 자금조달에 성공했다기보단 현재 상황에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급변하는 대외 상황에 그룹발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차 부품 계열사들이 단기간에 실적 회복에 성공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회사채 시장 여건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이어가기 위해선 부품 계열사들의 자체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방산업인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회복이 가장 필요하지만 계열 부품사들 또한 매출처 다변화, 수익률 정상화 등 자구노력이 필수적이란 의견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한국GM의 처리문제, 현대차 수익성 위주 전략에 따른 여파, 환율과 유가 등 부품사들에 미칠 이슈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여기에 지배구조 개편 불확실성과 개편 이후 부품사들의 정리문제도 명확하지 않은 만큼 부품사들의 자체적인 경쟁력 확보와 실적개선이 없이는 현재 상황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장담할 순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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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4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