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30% 우선배정 혜택으로 투자자 유인
"공모주 시장 변동성 무시...인위적 거품 우려"
-
코스닥 벤처펀드의 설정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세제혜택은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없지만, 코스닥 상승세와 공모주 30% 우선배정 기대감에 뭉칫돈이 몰렸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또 다른 '인위적인 거품'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지난 16일 출시 8거래일만에 설정 금액 1조원을 돌파했다. 52개 자산운용사가 93개 펀드를 내놨다. 사모펀드 비중이 8대 2 정도로 크다. 벤처기업 신주에 자산 15% 이상을 의무 투자해야 하는 등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투자 상품인 것 치고는 폭발적인 반응이다.
정부는 코스닥 부흥을 위해 코스닥 벤처펀드에 소득공제와 공모주 우선배정이라는 두 가지 당근을 제시했다.
다만 소득공제는 '혜택이라고 부르기 부끄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금액의 10%, 300만원으로 한도가 정해져있고, 반드시 3년 이상 펀드를 보유해야 한다. 3년 이상 보유하면 3개년중 딱 1번, 1개연도에 대해서만 소득공제를 적용해준다. 3년도 가입 기준이 아니라 납부 기준으로 센다. 적립식으로 가입하면 활용이 어렵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이 리스크 투자상품을 세제혜택을 구실삼아 3년 이상 장기 보유하라는 발상 자체가 탁상공론"이라고 꼬집었다.
남은건 공모주 30% 우선배정이다. 증권사 등 창구에서는 주로 이 혜택을 집중적으로 내세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올해 상장한 공모주의 평균 수익률이 무려 49.7%에 달했던 까닭이다.
이 역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IPO 시장은 3개월 단위로도 분위기가 휙휙 변하는 변동성 높은 시장이다. 외부 변수에 따라 흐름이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 당장 2015년만 해도 연간 공모주 평균 수익률이 -14%에 불과했다. "공모주는 기관 단타 놀이터"라는 말이 나온 게 채 1년도 안됐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당장은 벤처기업을 위시해 코스닥에 1조원 이상의 매수 여력이 생긴 셈이라 코스닥 지수는 물론, 일부 펀드 수혜주의 주가를 밀어올릴 것"이라면서도 "인위적으로 밀어올린 자산 거품은 반드시 꺼진다는 점에서 3년의 투자기한은 지나치게 길다"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4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