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안진·삼일 '빅3' 회계법인 모두 연루
사상 초유의 분식회계 사태로 번질까 회계법인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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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들이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논란이 자칫 부실감사 이슈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문제를 지적한 이후 대형 회계법인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들을 대표하는 한국공인회계사회는 국회 정무위원들을 만나면서 관련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사안에 얽혀 있는 삼정, 안진, 삼일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주장하는 바 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가 ‘회계사기’라면 이를 용인한 이들은 동조자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국회 정무위원들은 이 이슈를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회계법인들도 책임에서 자유롭기 힘들다고 본다.
이에 대해 회계법인들은 말을 크게 아끼고 있다. 실제 분식이라고 밝혀질 경우 징계는 최고수준의 중징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 보니 회계법인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 배를 탔다는 말들이 나온다.
억울함을 토로하는 말들도 나온다.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회계법인이라고 할지라도 제대로 된 감사를 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준 자료에 기반해 감리를 하는데다, 국제회계기준의 특성상 회사의 판단이 들어갈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감리를 하는 회계법인이 경영상의 주요사항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사의 회계감리는 모든 회계법인들이 꺼려할 만큼 논란이 될 소지가 많다”라며 “수수료를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회계법인들이 꺼려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까지 찾아 간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터질 것이 터졌다는 말들도 나온다. 실질이 명확하지 않은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기업가치 평가는 논란이 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누구나 인정할 만한 벨류에이션 방식도 없어 그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바도 있다.
다른 대형 회계법인 파트너는 “바이오 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평가는 어느 회계법인들도 나서서 할 수 없는 실정이다”라며 “그러다 보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감원의 칼날에서 자유로운 맥킨지에 기업가치 평가를 맡긴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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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