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관 손절매·증권사 신용공여 중단 등 영향
3주새 -35% 급락한 로직스는 오히려 8일 주가 반등
-
국내 바이오주 주가가 일제히 급락세를 연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에서 비롯된 투자 심리 악화가 결정적이었다. 그간 바이오주에 쌓여가던 악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계기로 '폭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바이오주 대표 지수 중 하나인 코스닥 150 바이오 지수는 8일 전 거래일 대비 257.92포인트, 5.6% 급락했다. 지난 2월5일 하루만에 6.06% 급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코스피시장의 셀트리온도 5.6% 떨어지는 등 바이오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번 급락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영향이 크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간 바이오주와 관련해 연구개발(R&D)자금 무형자산 적립 등 악재들이 쌓이고 있었는데, 대장주 중 하나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고'를 치며 투자 심리를 급랭시켰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오늘 바이오주 급락은 일부 코스닥 벤처펀드에서 기관 환매 매물이 들어왔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우리 펀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한 종목만 줄이고 있지만 액티브한 펀드들은 아예 바이오 비중 자체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바이오주로 톡톡히 재미를 봤던 중소형 투자자문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손절매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자문사는 이날 증권사 등 거래 기관에 '리스크 헷지를 위해 물량을 털고 있다'는 내용의 구두 통보를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주 주가를 떠받쳤던 개인투자자들의 설 자리도 줄어들고 있다. 몇몇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신용공여 중단 조치나 증거금 변경 조치를 취하고 있는 까닭이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물론, 최근 악재가 있었던 일부 종목에 대해서도 속속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증거금 추가 요청시 자금을 추가 납입하기 보다는 주식 환매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매물들이 8일을 기점으로 쏟아져나오며 전체적으로 바이오주 주가를 끌어내렸을 거라는 분석이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오후 중 국내 거의 모든 증권사가 바이오 종목 전체에 대해 대출등급을 낮추며 상환을 유도하거나 담보비율을 높이고 있다는 내용의 얘기가 돌았다"며 "일부 과장된 측면은 있지만, 신용을 바탕으로 바이오주를 매집하기는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작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8일 3% 반등했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은 매도세를 취했지만,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국내 기관에서 600억여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온 까닭이다. 최근 3주간 주가가 35%나 급락한만큼, 단기 저점으로 인식하고 차익을 보려는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바이오는 계속 오를 거라는 믿음으로 신용을 일으켜 투자한 자금들이 상당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슈를 신호탄으로 신용 거품이 빠져나가며 주가가 어느정도 펀더멘탈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08일 17:1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