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통해 '경매입찰 안해' 입장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원하는 가격 받으려면 경쟁입찰 사실상 불가피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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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KB금융지주를 ING생명보험 인수전에 끌어들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경쟁 구도가 형성돼야 매각 가격을 높일 가능성이 커지는 까닭이다.
당장은 경매호가식 입찰(프로그레시브 딜)은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곤 있는 상황. 그러나 잠재 인수 후보군이 뻔한 상황에서 원하는 가격을 받으려면 MBK파트너스도 결국은 약속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매각 자문사인 모건스탠리를 통해 최근 KB금융지주에 접촉했다. 본격적으로 실사에 참여하라고 권유하려는 목적이다. 이 자리에서 모건스탠리는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진행하진 않을 것"이라는 MBK파트너스의 입장을 전달했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경쟁자의 호가를 상대방에게 알리며 더 높은 호가를 유도하는 입찰 방식이다. 경쟁구도가 형성돼있을때 매각가를 극적으로 높일 수 있어 매도자들이 주로 선호한다. 골드만삭스 등이 매각주관사를 할때 자주 사용되다보니 '골드만옥션'으로 불리기도 한다.
KB금융지주는 작년 말부터 ING생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현해왔다. 다만 현재까지는 투자안내문(IM) 수준의 기본적인 정보만 요청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실사에 뛰어들지는 않은 상황이다.
연초 골드만삭스로부터 생명보험업 인수합병(M&A)에 대한 개략적인 컨설팅을 받긴 했으나 정식으로 골드만삭스와 자문 계약을 체결하지도 않았다.
MBK파트너스는 매각 협상이 신한금융지주와의 1대 1 구조로 흘러가자 다소 맥이 빠진 모양새다.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매각가는 지분 59% 기준 3조원 수준으로 기대치는 높아져있는 상황이다. 이러니 '오버페이(over-pay;고가 입찰)는 없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신한금융 외에 다른 경쟁자가 없다면 목표하는 매각가를 받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KB금융을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KB금융은 여전히 '뜨뜻미지근'한 반응만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반짝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는 재무 여력은 물론, 생명보험업 확장 의지도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역시 현 상황에서 경쟁에 뛰어들면 MBK파트너스의 '가격 협상 카드'로 쓰일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가격을 얻으려면 결국 경쟁을 붙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점에서 '프로그레시브 딜은 없다'는 약속이 언제까지 지켜질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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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11일 10:2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