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벨류에이션 부풀리기 눈 감아줬다는 의혹도
징계 결정 시 향후 감사업무 수임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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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문제가 증권선물위원회로 넘어간 가운데 관련 회계법인들이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일 회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감사 업무를 맡은 삼정과 안진이 각각 공시위반, 벨류에이션 부풀리기에 따른 징계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정회계법인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외부 감사를 맡았으며, 안진회계법인은 2016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지정감사를 맡았다.
그간 열린 감리위원회 진행상황을 봤을 때 우선 삼정의 징계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삼정이 감사업무를 맡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바이오로직스 감사보고서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법인인 미국 바이오젠사의 콜옵션 행사와 관련한 사항이 누락되어 있다. 2016년 감사보고서에 가서야 짤막하게 바오젠사가 보유한 에피스 지분에 대한 콜옵션 공정가치를 파생상품으로 계상했다고 공시할 뿐이다.
이에 대해 공시누락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는 견해다. 한 회계 전문가는 “바이오젠사와의 합작법인이 출범한 2012년부터 콜옵션 계약이 있었음에도 감사보고서에 이를 적시하지 않은 것은 공시위반으로 볼 수 있다”라며 “삼성바이오 회계처리 문제가 어떤 결론이 날지 모르겠지만, 삼성과 회계법인이 공시위반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삼정이 콜옵션 여부와 이에 따른 회계처리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관련돼서 언급할 부분은 없다”라며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진은 바이오에피스에 대해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했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감독당국에서 바이오에피스 기업가치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이 사실로 인정될 경우 안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한 회계법인 감사 파트너는 “회계법인이 이번 사태와 밀접하게 관련된 만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라며 “이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들어갈 경우 향후 감사업무 수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증권선물위원회는 오는 7일 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 징계여부를 심의한다.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두세 차례 추가 회의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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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6월 05일 16:1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