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핵심인 전략·기획·재무 조직엔 관련 인사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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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수년전부터 국내외 인재 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는 '측근 인사'로도 꼽힌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 시도로 정 부회장 중심 체제 전환이 가시화하면서 이들 인사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기술개발(R&D)과 디자인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평가다. 반면 그룹 내부의 전략·기획·재무 등 핵심 조직들에는 정의선 부회장의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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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부에서 정 부회장의 핵심 조직으로 손꼽히는 곳은 단연 '전략기술본부'다.
지난해 신설한 전략기술본부는 모빌리티·자율주행·스마트시티·로봇 등 미래차 기술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출신의 지영조 부사장이 영입됐다. 그는 브라운대학교 응용수학 분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AT&T 벨 연구소와 컨설팅 업체 맥킨지·엑센츄어에 몸담은 신기술 전문가다.
또 전략기술본부 내에는 미래차 기술 협력과 M&A를 전담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도 있다. 현대엠엔소프트 대표를 지낸 차인규 부사장이 이를 담당한다. 차 부사장은 남양연구소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을 거쳤고 커넥티드카 전문가로 꼽힌다.
정의선 부회장이 가장 공을 들여온 고성능차량 사업은 그가 직접 영입한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사장이 이끌고 있다. 비어만 사장은 올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정 부회장의 또다른 최측근인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 사장에 이어 그룹 내 두 번째 외국인 사장이 됐다.
대부분의 외국인 인사들은 '정의선의 사람들'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특히 제네시스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맨프레드 피츠제럴드(Manfred Fitzgerald) 제네시스 사업 담당 전무, 그리고 루크 동커볼케(Luc Donkerwolke) 디자인센터장(부사장)이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올해 정기 인사에서 승진했다. 피츠제럴드 전무의 경우, 공식 결정은 아직 없다는 게 그룹 입장이나 회사 안팎에서는 정의선 부회장 지시로 올해까지인 계약에 대해 연장 방침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기술과 R&D부문을 제외한 관리부문, 특히 그룹 전반을 이끄는 기획·전략 부문에선 얘기가 다르다. 이른바 '정의선의 사람들'로 꼽히는 이들이 극히 일부에 그친다.
정 부회장의 고려대 동문인 김걸 부사장(기획조정 1실장)과 이용우 부사장(브라질 법인장) 등이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정도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해외정책팀장을 맡고 있는 김동욱 전무, 2010년에 현대차에 영입한 조원홍 고객경험본부장(부사장) 또한 정 부회장과 가까운 거리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친다.
그나마 범위를 현대차가 아닌, 계열사까지 확장하면 정의선 부회장의 측근 인사로 꼽히는 이들이 더 나온다. 이른바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문대흥 현대파워텍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김경배 현대위아 사장 등 1960년대생 젊은 사장단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정 부회장과 1970년생으로 나이가 같고 고려대 동기인 이봉재 현대트랜스리드 법인장(상무) 또한 정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는 지난 2005년 이사대우로 발탁돼 현대차그룹 최연소 임원에 올랐고, 15년 간 정몽구 회장 비서실장과 의전실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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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정의선 부회장이 영입해온 인사들을 보면 현대차의 방향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초 자율주행차 전문가인 이진우 박사를 현대차 상무로, 현대모비스에 지난해 자율주행 센서 전문가 그레고리 바라도프(Gregory Baratoff) 상무를 영입했다. 올해는 자율주행 권위자인 선우명호 한양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연구소장을 지낸 이준수 서울대 초빙교수를 전무로, 김상범 전 중국 EVE에너지 부사장을 이사로 스카우트 했다.
자동차 회사 본업과 미래차에 대한 관심이 가장 앞단이다.
다만 이런 미래비전을 실현시키려면 정몽구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그룹 장악력을 높일 필요성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결국 전략·기획·재무 부문에서 정의선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인사의 중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현대차 핵심 조직과 고위 인사들은 모두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몇몇 인사는 정 부회장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지배구조 개편안 추진 당시 정몽구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부회장 라인에서 지원이 확실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대차 전직 한 임원은 "정의선 부회장이 최근 수년간 자기 사람 만들기에 집중하면서 영향력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정 부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 대부분이 '학자' 출신이거나 현대차 내 실무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 부회장의 주요 의사결정에 조언을 하거나 대내외적으로 힘을 실어주기에는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에 정통한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 내부에서는 정 부회장 그룹 장악에 힘을 보탤 인사들보다는 오히려 정몽구 회장 중심의 현재 체제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인사들이 더 많다"며 "그럼에도 현대차 계열사를 맡고 있는 젊은 사장단들이 향후 현대차로 복귀하고 정 부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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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6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