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모비스 성장 모멘텀 안 보인다"
분할합병·어닝쇼크 때도 '매수'만 외친 증권사들
목표주가는 여전…시가 比 괴리율↑
"괴리감 줄이는 자체적인 노력 필요"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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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 실패 이후 기관투자가들은 모비스 주식을 연일 순매도하고 있다. 모비스 주식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점점 시들해지면서 주가는 1년 중 최저가를 눈앞에 뒀다. 반면에 증권사들은 여전히 모비스 주식을 '매수(BUY)' 할 것을 권하며 장밋빛 전망을 '맹신'하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와 시가의 괴리율은 점점 커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분할합병 철회를 발표한 지난달 23일 이후, 모비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3월 지배구조개편 발표 이후 한때 27만원까지 달했던 주가는 지난달 말 21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분할합병 철회 이후 기관(금융투자업·보험·투신·은행·연기금·국가·지자체)들은 단 하루(6월4일)를 제외하고 지난 15일까지 주식 순매도에 나섰다.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4일까지 기관은 모비스 주식 총 72만여 주를 매도했고, 금액으로는 1660억원 어치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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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가 그룹의 지주회사격 회사로 자리매김 할 것이란 기대감은 사라졌고, 그룹이 밝힌 모비스의 성장전략 또한 유효하지 않은 카드가 되면서 기관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모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고, 그룹에서 마땅한 대책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탓에 점점 기관들의 '무관심 주(株)'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한 기관 주식운용 담당자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운용역들 사이에서 현대모비스 매매 동향과 전망을 얘기 했지만 최근 들어선 아예 사라졌다"며 "실적이 부진했던 현대·기아차가 이렇다 할 타개책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모비스 자체적으로도 납득할 만한 성장전략을 제시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관들의 관심도 사그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관들의 모비스를 바라보는 시각과 달리 증권사들은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보고서(리포트)를 통해 일제히 '매수(BUY)'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 주주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지배구조 개편의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이유가 주요 논리다.
분할합병 철회 이후 보고서를 낸 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IBK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DB금융투자·신영증권 모두 모비스의 목표주가를 3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주가와 30% 이상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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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한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30만원 이상의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지만 한번도 목표주가에 근접한 날은 없었다. 모비스의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지난 1분기를 전후해 따져봐도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모비스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증권사 자체적으로 시장과의 괴리감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증권사의 리포트가 기관보다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분할합병 철회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모비스 주식 29만여주(64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기관의 매매동향과는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매도 리포트를 내기 힘들다는 것도 이해하지만 회사의 장밋빛 전망만을 바라보고 목표치를 제시하면 자칫 시장을 오도하는 결과를 낼 수도 있다"며 "비교적 회사를 오랫동안 보면서 이해도가 높은 기관투자가들보다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 리포트에 쉽게 현혹될 수 있는 만큼 다소 보수적이고 정확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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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6월 15일 15: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