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보생명 지분 50대50 구조에 난항
실익 작은 교보생명 “계속 보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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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의 생보부동산신탁 인수 시도가 난항을 겪고 있다. 자회사 편입을 위해선 교보생명 보유 지분도 필요하지만 교보생명은 매각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인수 협상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당초 계획과 달리 이달 중 인수를 확정 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거래 관계자들은 “신한금융이 생보부동산신탁 인수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교보생명과 협상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프로젝트를 따내고 부동산 개발사업 초기부터 관여하는 등 부동산·SOC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시행사로서 역량을 키워가지만 한계가 있었다. 부동산신탁사 없이 은행과 증권만으론 요즘 뜨거운 토지신탁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생보부동산신탁 지분이 매물로 나오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산업개발 등을 제치고 삼성생명과 우선 협상을 진행해 왔다. 1998년 설립된 생보부동산신탁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지분 50%씩을 가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부터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삼아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법 상 금융지주사는 자회사 주식 50% 이상(상장사는 30% 이상)을 소유해야 한다. 신한금융이 삼성생명 보유 지분을 사오면 이 기준을 충족한다. 그러나 법은 50% 이상 소유 외에도 자회사의 ‘최다출자자’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한금융 입장에선 삼성생명 보유지분 외에 적어도 1주 이상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다른 주주인 교보생명에 지분을 팔라고 요청했으나 긍정적인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거래의 당사자가 아니라 삼성생명의 매각 절차에 협조할 의무가 없다. 생보부동산신탁은 두 회사가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가지는 구조 때문에 보수적으로 경영해왔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 호황을 타고 매년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이라 굳이 매각할 요인이 많지 않다.
매각 시 실익도 크지 않다. 부동산신탁사의 몸값이 오른다지만 절대 규모가 작다. 생보부동산신탁의 작년말 자본총계는 1032억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2배를 인정받아도 손에 쥐는 것은 1000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거론된 교보증권 매각보다도 작다. 웬만한 가격에 팔지 않고선 교보생명의 자본확충 효과도 미미할 것이란 평가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매각과 관련해 신한금융과 협상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도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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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6월 25일 12:4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