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대거 유출…삼정·한영 증가로 이어져
삼일·삼정·안진·한영 구도 당분간 이어질 듯
-
안진회계법인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 여파로 빅4 중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 감사부문 고객 이탈이 많았는데 이는 삼정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의 고객 증가 효과로 나타났다.
-
지난 2일 4대 회계법인은 2017 회계연도 실적을 공시했다. 삼일회계법인이 5596억원의 영업수익(매출)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삼정회계법인(3827억원), 안진회계법인(2919억원), 한영회계법인(2653억원)이 뒤를 따랐다.
삼일·삼정·한영은 모두 10% 이상 매출 상승세를 보였지만 안진회계법인만 전년 대비 매출이 줄었다. 회계감사 업무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안진회계법인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지난 4월까지 1년간 신규 감사 업무를 하지 못하는 제재를 받았다. 상장법인 감사는 물론 증권선물위원회의 지정감사 업무도 맡지 못하며 실적이 꺾였다.
안진회계법인은 2016 회계연도에 외감법에 따른 법정감사에서 904억원을 벌여 들었으나, 2017년엔 37% 감소한 57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와 코스닥 시장 상장사 고객(개별재무제표 감사 기준)이 각각 118곳에서 63곳, 102곳에서 43곳으로 줄었다.
안진회계법인의 감사 고객 감소분을 삼정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이 대부분 흡수했다.
삼정회계법인은 2017년 회계연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와 코스닥 시장 상장사 감사고객(개별재무제표 감사 기준)이 전년에 비해 21곳, 19곳 늘었다. 한영회계법인 역시 각각 22곳과 5곳이 늘어났다. 두 법인은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안진회계법인 인력과 고객 유치에 공을 들였고 업계 지위도 끌어 올리게 됐다. 삼일-삼정-안진-한영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일회계법인의 감사부문 실적 증대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고객(개별재무제표 감사 기준)은 1곳만 늘었고, 감사부문 매출 상승 폭도 다른 곳에 비해 크지 않았다. 1위 업체로서 업계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수뇌부의 방침도 있었지만 원래부터 감사 고객이 많기도 했다.
다만 세무자문이나 경영자문 부문의 성장세는 컸다. 이들 부문에선 안진회계법인의 핵심 인력들의 유입이 이뤄지기도 했다.
안진회계법인은 감사부문 위축으로 삼정회계법인과 2위 싸움이 더 어려워졌고, 격차가 크던 한영회계법인의 추격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경영자문 부문의 성장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특히 감사대상회사에 대한 경영자문 매출은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남아 있는 감사 고객에 공을 들인 효과로 풀이된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7월 03일 11:2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