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기대감이 반등 시점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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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출을 지탱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증시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무역전쟁과 달러강세 여파로 국내 증시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증권사 평균 목표가와 주가와의 괴리도는 50% 이상 벌어졌다. 액면분할 이후 개인 자금 유입은 늘어났지만, 실적과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동반매도에 나서며 어느새 4만원대 중반까지 주가가 밀린 탓이다.
반도체 성장에 대한 우려와 반도체 외 부문의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주가는 3일 4만6150원으로 마감됐다. 하반기 첫날인 지난 2일 4만5550원까지 밀렸다가 1.3%가량 반등한 것이다. 반등에도 불구, 현재 주가는 지난 5월4일 액면분할 이후 최저치다. 지난 2월 글로벌 증시 급락때 기록했던 저점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주가 최고치(액면분할 반영)와 비교하면 20%나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로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액면분할 이후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는 2조5700억여원에 이른다. 개인의 투자 수요가 대거 유입됐지만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같은 기관 기관이 2조3000억여원을 순매도한 덕분이다. 특히 6월 급락세는 외국인이 주도했다. 한달간 무려 1조3000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여전히 '강력매수'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자꾸 하락세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기준 삼성전자 목표가는 7만원으로, 현재 주가와 목표가의 괴리율은 52%에 달한다. 국내 증권사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가는 6만6000원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왜 자꾸 떨어지는 걸까.
1차적인 이유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분기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매도세가 시작됐다.
공매도의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5월초 4000억원 수준이던 삼성전자 공매도 잔고는 현재 2100억여원으로 오히려 절반으로 줄었다. '매수해 보유'하려는 수급 자체가 무너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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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대한 우려의 상당부분은 반도체에 대한 걱정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4차산업 관련 수요가 폭증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공급 부족 현상이 극심했다. 디램(DRAM)와 낸드(NAND)의 판매가격이 2016년 상반기 저점 대비 각각 3배, 2배나 급등했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부족 현상은 완화하기 시작했다. 재고가 쌓일틈도 없던 디램은 현재 1주분의 재고가 쌓여있다. 좀 더 일찍 공급부족이 해소된 낸드는 재고가 한달 분으로 늘어났다. 이 여파로 지난 2분기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는 10%나 급락했다. 낸드 가격이 저점을 찍은 2016년 상반기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어닝 모멘텀(이익 기대감)이 약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판매가격 상승세는 둔화하고 원가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공급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문제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디램 수요는 공급과 비슷하고, 낸드는 공급이 수요를 2% 이상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92단 3D낸드 시장을 삼성전자가 리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기술개발에 고전하며 92단 3D낸드의 설계를 변경했다. 이로 인해 양산 계획도 올해 말로 미뤘다. 그 사이 도시바메모리와 마이크론은 92단 3D낸드의 개발을 거의 완료했고, 중국 YMTC도 내년 92단 3D 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디램 수요가 버텨주고 있고, 가격 하락이 잠재 수요를 끌어낼 거라는 점은 위안거리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에 힘입어 올 3분기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7조원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반도체를 보완해줘야 할 다른 사업부가 힘을 못 내고 있는 점은 아쉽다. 한때 삼성전자의 주력이었던 IM(IT·모바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40% 가까지 급락할 전망이다. 판매량과 판매단가가 모두 1분기 대비 10%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IM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률도 한 자릿 수인 9.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전망치에는 부합한다지만,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9이 출시돼도 반전이 쉽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이르면 내년 1분기 출시가 점쳐지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폰'이 시장의 질서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지가 관심사다.
DP(디스플레이) 부문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한 LCD(액정표시장치)패널가격 급락으로 이익 목표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2분기 상당수 글로벌 LCD 업체들이 적자전환했고, 삼성전자 역시 LCD 부문에서 700억~1000억원대 영업적자를 낼 전망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버텨주곤 있지만, 전세계 TV 판매량이 정체된 가운데 LCD패널 TV와의 가격경쟁이 하반기 실적의 변수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실적을 선도하던 반도체 부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으로 모바일 부문의 성장성이 꺾인 게 겹쳤다"며 "실적 우려가 크다보니 중국의 반도체 투자와 반독점 조사,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를 견뎌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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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는 언제, 얼마나 반등할까. 상당수 연구원들은 2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3분기 실적 기대감이 반영될 7월 중순을 반등이 시작될 시기로 꼽는다. 반면 현장의 운용역들은 달러 강세가 꺾이고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심리가 호전될 8월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 태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인 선물시장에선 여전히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다. 9월 선물 기준 총 누적 순매도는 4만7000여계약으로 사상 최대치에 가까우며, 미결제약정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선물시장의 매도 공세는 증시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2%에 이른다.
한 연기금 주식운용 담당자는 "작년에 비하면 장기투자자가 '매수 후 보유'하는 종목으로 접근하기엔 부담이 많이 늘어나긴 했다"며 "금융계열사의 지분 매각으로 인한 물량부담(오버행) 이슈도 여전하고, 배당을 크게 늘렸다 해도 현재 언급되는 시가수익률 3%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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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7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