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막힌 현대차, "금융사 불확실성 해소해야"
현대차, 결제시장 진출 가시화…현대카드 접점 늘어날 듯
"현대차, 금융사와 한배"…'중간 금융지주 무게'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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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카(Connected car)의 상용화, 자동차 결제 플랫폼의 보급을 앞두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금융 산업과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반면 카드와 캐피탈, 증권과 보험에 이르기까지 금융사 진용을 갖추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정부의 규제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점점 금융 사업을 이끌어가기 힘든 상황이 조성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금융사 처리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금융사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낸 지 오래다. 든든한 캡티브 마켓을 보유하며 승승장구했던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실적이 꺾였다.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수년째 15%에서 멈춰있고, 현대카드의 상징이었던 '이미지 마케팅'은 회사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후 누적 순손실이 2000억원을 훌쩍 넘는 현대라이프는 결국 현대모비스가 증자에 불참하면서 사실상 그룹이 손을 떼는 분위기다. 금융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동안 현대차증권(옛 HMC투자증권)은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렸다. '언제 매각에 나서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룹 내 위상은 미미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부터 '금융그룹통합감독 제도'를 도입하면서 삼성과 현대차 등 복합금융그룹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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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금융사 실적 부진, 정부의 규제압박에 시달리는 동안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반대로 금융산업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BMW•폭스바겐(Volkswagen)•도요타(TOYOTA) 등 현대차와 경쟁하는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브랜드의 '파이낸셜 서비스(Financial service)'를 제공하며 자국 및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카드사, 결제업체 등과 속속 제휴를 맺으며 자동차 결제 플랫폼 시장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비교적 산업과 금융, 즉 금산분리에 대한 규제가 덜한 국가의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자유롭게 금융사와 손잡고 결합한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판매량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 또한 차량 내 결제 시장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선 '현대월렛(Hyundai wallet)과 같은 자체 플랫폼 구축 작업에 착수했고, 국내 시장에서도 결제 관련 상표(HYUNDAI PAY)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온•오프라인 결제 플랫폼을 갖추고 있는 현대카드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차량 구매 과정에서 현대차와 불가분의 관계인 현대캐피탈, 차세대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카드가 필요하다는 점을 미뤄볼 때, 결국 현대차가 금융사와의 접점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세대 완성차 시장에서 차량 결제 플랫폼의 탑재가 기정 사실이 된 만큼 완성차 업체에 금융사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가 현대카드와 관계를 꾸준히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도 미래차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현대차가 금융사를 반드시 안고 가야 하는 입장인 탓에 지배구조개편의 선택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해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지주회사'의 전환은 '금산분리'의 원칙상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선 불가능하지만 중간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아래에서 금융사들의 지분 처리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 현대차그룹이 금융사업을 떼내는 방안은 고려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계속 안고 가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불투명하지만 향후 중간금융지주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가시화할 때까지 지배구조개편 작업 또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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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7월 08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