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발된 신차 효과…"저가 이미지 고착 조짐" 지적도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현지 브랜드
유럽차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도 어려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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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잃어버린 경쟁력을 되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과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둘러싼 이슈가 잦아들면 판매가 정상화 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판매량 부진은 이미 고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판매량 회복을 위해 대대적으로 진행했던 '할인(프로모션)' 전략은 현대차가 그나마 갖고 있던 브랜드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현지 브랜드와의 품질 차이는 점차 줄어들고, 중국의 관세 인하 조치로 유럽 및 일본 고급 브랜드와의 가격 격차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중고에 처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가 최초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데는 글로벌 경쟁브랜드(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도요타) 보다는 저렴하고, 중국 현지 브랜드에 비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우수한 성능을 갖춘 '브랜드 이미지' 영향이 컸다.
이 같은 브랜드 이미지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무턱대고 가격을 낮출 수 없는 원인 중 하나였고, 제네시스의 중국 출시를 앞두고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시점에서 가격 인하는 지양하는 추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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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x35(좌)·엔씨노(중)·올뉴루이나(우)
그러나 현대차는 사드 이슈 이후 중국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차량에 대한 대대적인 할인 및 프로모션을 펼쳤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 신차(올뉴 루이나·Ix35·엔씨노)를 연이어 출시하며, 사드 이슈 해소와 함께 판매량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한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 4월까지는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北京现代)의 판매량이 성장세를 내며 효과를 보는 듯 했다. 그러나 5월부터는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신차 출시 효과가 사실상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4월에 출시한 중국형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엔씨노(중국형 코나)는 4월 4000대 넘게 팔렸으나, 5월엔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치는 604대가 판매되며 출시 후 최소 수개월은 이어지는 '신차 효과'를 무색하게 했다.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현대차의 중국 내 판매 증가율은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 증가 폭에 미치지 못했다. 5월 중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6%가량 늘었지만 현대차의 증가폭은 1.7%에 그쳤다.
결국 기대했던 신차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와 그동안 공격적으로 진행했던 할인 및 프로모션 전략이 '독(毒)'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사드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차량 할인을 통해 판매량을 늘려왔는데, 기존 차량에 비해 할인 폭이 작을 수밖에 없는 신차가 팔리지 않는 것은 현대차가 결국 할인 없이는 팔리지 않는 차로 낙인찍히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현지 브랜드의 급격한 성장과 더불어 유럽 및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 이어지면서 현대차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올 7월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는 현대차와 고급 브랜드와의 가격 격차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가 좋은 유럽 브랜드의 가격 인하가 가시화하면 중국 소비자들이 굳이 현대차를 살 유인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로컬 브랜드와 성능 차이, 유럽산 브랜드와는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판매량 회복은 더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의 전체 판매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 부진은 현대차그룹의 전반적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사드 이슈가 발생한 이후 현대차의 중국 내 판매량은 급감했다. 한때 6%를 넘어섰던 현대차의 순이익률은 중국 시장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3%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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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을 비롯한 판매부진은 현재 현대차의 신용도(AAA·안정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미국과 중국 판매 부진에 주목하고 있고,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신용등급 유지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시장의 판매 부진은 합작 관계에 있는 베이징자동차(BAIC)와의 관계를 더 느슨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현대차는 지난해 대외 이슈로 BAIC와 갈등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BAIC는 현대차와 갈등을 겪는 동안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AG(Daimler AG)와 2조원의 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현대차의 위기감은 더 커졌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 판매 부진으로 인해 현대차가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결국 저렴한 부품 사용으로 이어져 결론적으로 품질 저하로까지 귀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베이징자동차와의 관계가 끈끈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 저하가 지속하면 현재의 관계 유지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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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7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