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리스크에 지친 투자자들, 주인 바뀐단 소문에 화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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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주가가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SK그룹으로의 매각 루머가 나와 하루 등락폭이 20%에 달했다.
매각설은 사실무근으로 정리됐다. 기내식 대란에 운항 지연사태까지 겹쳐 사면초가 상황인 아시아나항공에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17일 장 시작 직후 가파르게 치솟았다. 개인투자자들의 '사자' 주문이 몰리며 오전 9시30분경 전날 종가 대비 22.2% 오른 51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단기 급등에 차익실현 매물도 쏟아져나왔지만, 5000원선 바로 아래서 공방을 거듭하며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금호그룹 리스크'에 지쳐있던 주식시장이 SK그룹의 피인수설을 호재로 받아들이며 매수세가 급격히 쏠린 것이다.
그러나 SK㈜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부인' 공시를 내고 "SK그룹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주체를 'SK㈜'만이 아닌, 'SK그룹'으로 적시해 SK텔레콤 등 다른 계열사의 인수 가능성까지 부인했다.
이후 주가는 급락했다. 15분만에 440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순식간에 고점 대비 17% 떨어진 상황.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하루종일 지리하게 거래가 이어지며 약보합세를 보인 끝에 16일 대비 3% 오른 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에 이어 중국 하이난그룹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벌어진 신주인수권부사채(BW)논란, 박삼구 회장의 갑질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 항공기 고장으로 인한 지연 사태로 주가가 최근 5년래 최저치에 가까운 상황이다. 현 주가는 2014년 워크아웃 졸업 직전의 주가 수준과 비슷하다.
지난해 하반기 강세장에서도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6000원대 초반을 겨우 회복하는 데 그쳤다. 지금의 지배구조로는 문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 주가등락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개장 후 1시간동안 하루 거래량의 절반이 집중됐고 특히 5000원 이상에서 200만주 가까이 거래가 일어나 개인투자자 상당수가 손해를 봤을 것"이라며 "장중 추정치로 기관이 50만주 이상을 매도했고, 외국인도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소문의 희생양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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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7월 17일 16:3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