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노무라 EBITDA 강조하지만 원매자들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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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니스톱 잠재 인수 후보들이 가치 산정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썩고 있다. 매각 측은 매년 400억원 수준의 현금(EBITDA)을 버는 점을 강조하지만, 각 후보들은 비용의 질(質)을 고려했을 때 정작 손에 떨어지는 돈(영업이익·순이익·현금흐름)은 푼돈일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 매각주관사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잠재 후보들에게 투자안내서(IM)를 발송한 후 초기단계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부 후보들은 비밀유지약정(NDA)을 체결 후 IM 검토 단계에 있다.
CU(BGF리테일)·GS25(GS리테일)·이마트24(이마트) 등 전략적투자자(SI) 및 국내외 PEF도 일부 직·간접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실사 및 본격적인 입찰 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매각 지분은 일본 이온 보유지분 전량(76.06%)과 2대주주 대상㈜(20%) 지분 전량을 포함한 통매각이 유력하다. 아직 매각 구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M&A 업계에선 대상그룹이 일본 미니스톱에 함께 매각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각 후보들은 이번 M&A 성사의 핵심 키워드를 적정한 기업가치 가치산정으로 꼽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산정 지표들을 두고 벌써부터 고민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각 측은 배포한 IM에서 한국미니스톱의 최근 1년간 연매출은 1조2000억원, 법인세·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400억원 이상으로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이뤄지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매각측은 공식적인 IM에선 순이익에 관한 정보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EBITDA에서 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EBIT)은 4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하지만 원매자들은 회사 특성상 EBITDA 지표만으로 회사의 기업가치를 오롯이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현금흐름을 중요시하는 PEF 인수 후보들은 회사의 감가상각비 비중이 다른 업체들에 비해 큰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한 인수 후보는 "매장 인테리어 리뉴얼 비용 및 매장내 냉장고·커피머신 교체 등 투자들이 회계상으론 감가상각이 발생되는 자본적지출(CAPEX)이지만 실질적으론 매년 발생하는 영업비용(OPEX)에 가깝지 않겠나"라며 "실사 과정에서 다시 판단해야겠지만 현 단계에서 EBITDA를 보는게 의미 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EBITDA 이외에 주당순이익(PER) 등 다른 지표를 활용해 기업가치를 책정하기도 만만치 않다. 후보들은 미니스톱이 사실상 순손실을 기록해 해당 지표가 의미 없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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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점포 출점제한 등 산업을 둘러싼 규제 환경이 밝지 않은 점은 누구나 인식하는 고질적인 문제다. 현재 단계에서 다수 후보들이 참여하거나 참여를 검토한다하더라도 정작 흥행 가능성은 의문이란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재무제표 이외 전략적 측면에서 매물을 검토하는 후보도 있다. 전략적투자자(SI)들은 경쟁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인데다 각 잠재 후보들이 M&A로 덩치를 불릴 가능성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단기간 내 출회가 쉽지 않은 편의점 매물인만큼 희소성에 무게를 둘 수 있다. 국내외 PEF들도 향후 벌어질 편의점 내 산업 재편 등 다양한 회수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다른 참여 후보는 "점유율 1위 경쟁중인 CU와 GS25 입장에선 '내가 인수하긴 부담스럽지만 경쟁사가 인수해 사세를 키우는 게 더 걱정'이란 기조가 있을 것"이라며 "이마트24도 독자적으로 투자했는데 성과가 안나오다보니 M&A도 한 방법으로 고민 중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유통업계 및 후보자 사이에선 LG생활건강이 참여를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사측은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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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10일 15:1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