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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마지막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낸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는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기 위해 이날 장 마감 이후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 나섰다. 두 회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3.9%(삼성전기 2.61%·삼성화재 1.37%)다. 예상 매각 금액은 삼성전기(500만주) 6425억원 삼성화재(262만여주) 3280억원 수준이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삼성그룹은 모든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된다. 당초 삼성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7개였으나 올해 중순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을 블록딜(5600억원)로 매각하면서 4개로 줄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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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사옥매각을 통해 1조원가량의 여유자금을 확보한 삼성물산이 삼성전기, 화재가 보유한 지분을 자사주로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현행법(자본시장법)에 막혀 사실상 불가능한 방안이었다. 이외에 ▲제 3자를 통한 외부매각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인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또한 상장사 주식이 강제로 매각할 경우(매수자를 찾을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 포함) 특정주주로부터 자사주를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법안 개정 이후 추진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다만 법안 통과가 현재까진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가 삼성그룹에 연내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낼 것을 요구한 상황이기 때문에 서둘러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압박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이 순환출자를 끊어내기 위한 방안 중 가장 쉬운 방법이 전기와 화재가 보유한 물산지분을 매각하는 것이었다"며 "이번 블록딜로 인해 그동안 오버행 이슈로 펀더멘탈에 비해 비교적 저평가 돼있던 삼성물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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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20일 16:52 게재]
입력 2018.09.20 16:53|수정 2018.09.20 16:53
20일 기관수요예측, 총 1조원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