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진 협상 진행 중…인수가 일부 변동할 듯
정작 지주사·오너의 의사결정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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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냉동식품 업체 쉬완스컴퍼니 인수에 나선 CJ제일제당이 인수 구조를 일부 변경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수익성 악화를 겪는 ‘홈 서비스’(Schwan's Home Service) 사업을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양측이 잠정 합의했다. 회사의 전체 지분 인수 대신 일부 지분은 기존 쉬완스 오너일가가 보유해 주요 주주로 남을 예정이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며 양 측의 논의도 급물살을 탄 분위기다. 하지만 정작 CJ그룹 내부 의사결정이 확정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미국 쉬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 인수를 두고 매도인 측과 실무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혹은 ‘배타적 협상권’이 CJ측에 부여되지는 않았다.
양 측은 CJ제일제당이 지난달 중순 본입찰 참여를 결정한 후 가격 및 제반 조건을 둔 협상을 꾸준히 이어왔다. 공식적으로는 CJ제일제당은 본입찰 참여 후보 중 한 곳으로 협상을 진행할 뿐, 독점적인 협상자 지위를 얻은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M&A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협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던 일부 사업부 분할 매각을 매도자가 받아들이면서 합의에 한 발 다가섰다고 설명했다.
쉬완스컴퍼니의 사업부문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온라인 주문 형태로 최종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배달하는 '홈 서비스', 호텔·병원·학교 등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푸드 서비스(Schwan's Food Service), 월마트·코스트코 등 미국내 대형 리테일러에 직납하는 형태로 냉동제품을 공급하는 브랜드 부문(Schwan's Consumer Brands), 마지막으로 신제품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R&D 부서(SFC Global Supply Chain)로 나뉜다.
M&A를 통해 쉬완스가 보유한 미국 내 유통망을 '비비고' 브랜드 확장에 활용하려는 CJ제일제당 입장에선 홈서비스 부문의 인수 필요성은 크지 않았다. IB업계에선 홈 서비스 부문의 매출 규모를 전체의 약 20% 수준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회사의 전체 매출이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덩치는 컸지만 수익성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는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자연스레 인수인 CJ제일제당측은 이 사업부문을 분할해 주력 사업 부문만 인수할 것을 희망했고, 매각 측은 난색을 표해왔다.
이로 인해 한 때 협상 중단까지 언급됐지만 양 측이 극적으로 합의하며 분위기가 반전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양 측은 큰 틀에서 분할 매각에 합의한 후 구체적인 방식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기존 주주들도 전체 지분 100% 매각 대신 인수 후에도 일부 지분을 보유해 향후 기업가치 상승을 나누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조원 중반~3조원까지 언급되던 인수가도 다소 조정될 전망이다.
정작 IB업계에선 인수를 위한 주요 고비는 넘었지만 정작 CJ그룹 내부 교통정리가 더 큰 문제라는 관전평도 나온다.
현재 CJ제일제당은 M&A를 총괄하는 윤상현 상무 주도로 협상 실무가 주도적으로 진행 중이다. 협상 초기 실사 단계에서부터 CJ제일제당 경영진이 미국 현지에 방문에 실무진을 독려하는 등 인수 의지는 컸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열사들의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는 지주사 CJ㈜의 의사 결정이 확고하게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CJ㈜는 지난해 말 CJ CGV의 3조원 규모 영국 '뷰 시네마' 인수 검토를 차단하는 등 M&A와 관련된 계열사들의 의사결정에 일부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주사 일부 임원 사이에서도 하고 싶은 쪽과 조심스러워 하는 쪽이 갈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재현 CJ회장의 의지가 아직 확실하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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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19일 11:3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