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자문단들과 지배구조 개편안 작업할 듯
실패 경험 있는 만큼 기관들 적극적인 주주친화책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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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재시동을 걸고 있다. 테스크포스(TF)가 꾸려졌고 기관투자자들과 접촉하면서 의견을 듣고 있다.
19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기관투자자들에게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까진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이 나올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기존에 자문을 맡은 골드만삭스과 김앤장이 이번에도 자문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수시로 연락해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고 있다”라며 “합병비율을 바꾸는 수준에서의 방안은 시장을 설득하기 힘들 것이란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들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지난번 같은 실패를 경험하지 않으려면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의결권 자문기구들은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내놓았을 때 한결 같이 ‘정 패밀리’를 위한 거래로 못 박았다. ▲모비스의 국내 부품 및 사후관리 사업을 물류 회사에 결합하는데 있어 명확한 사업논리가 없고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비율에 있어 모비스 주주들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논리였다.
그런 만큼 이번에는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분명한 해법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 기관투자자들의 입장이다.
우선 ‘정 패밀리’를 위한 거래가 아님을 증명할 정도의 주주친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업적인 연계가 없는 회사끼리의 합병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사업적인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시장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이다.
합병비율의 투명성과 주주간의 형평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 필요성도 거론된다. 당초 지배구조개편안은 모비스 분할 및 글로비스와 합병 밸류에이션에 대한 문제제기로 무산됐다. 투자자들은 당초 계획안이 오너 일가의 유리한 방향으로 밸류에이션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분할, 합병 등이 이뤄질 경우 상장 등을 통해서 시장가치를 인정 받고 이에 따른 해법을 모색하는 게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이미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또다시 실패할 경우 지배구조 개편은 아예 힘들어질 수 있다”라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시장가치(공정가)에 기반해 분할이든 합병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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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19일 18:4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