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파트너들 수억원 개인자금 마련에 '부담'
기존 주택담보, 캐피탈社 대출로 자금 마련
저축銀 대출시장 진출하자 금리 '뚝', 시중은행 움직임도
-
수 백억원에서 많게는 수 조원을 굴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트너들의 고민 중 하나는 운용사 의무출자금(GP Commitment)를 마련하는 일이다. 운용사 핵심인력들은 많게는 수 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의무출자금을 개인적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이제껏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사엔 이렇다 할 상품이 없었다.
그러나 국내 PEF의 운용사 저변이 확대됨과 동시에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면서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 2금융권에서 의무출자금을 위한 대출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하는 PEF의 핵심 운용인력들은 의무출자금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펀드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2%수준의 자금을 출자한다. 많게는 결성하는 펀드 규모의 10%까지 출자한다. 의무출자금 규모만 수 백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총 3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기 위해선 운용사는 최소 30~60억원의 의무출자금을 내야 한다. 운용사와 펀드 핵심 운용인력이 자금을 펀드에 출자해 책임 있는 경영을 할 수 있게끔 한 제도다.
물론 대형운용사의 경우 회사 차원에서 전액 또는 상당수의 자금을 보유현금으로 출자해 핵심인력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한다. 다만 중소형 독립계 PEF운용사들은 핵심인력들이 수 억원의 자금을 개인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
여기에 파트너급 핵심 운용인력은 여러 개의 펀드에 이름을 올리면서 의무출자금 부담이 더 커진다. 직전 펀드의 성과보수(Carried Interest)를 다음 펀드에 고스란히 출자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운용사 파트너급 이상 인사보다 오히려 의무출자금 부담이 덜한 실무급 인력의 현금흐름이 더 좋은 경우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과거에는 주택을 비롯해 가치가 큰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캐피탈사 등을 통해 대출을 받아 의무출자금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여러 이유로 주택이나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 펀드에 출자한 후순위 증권과 주기적으로 받는 관리보수(Management fee)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형식이다. 캐피탈사를 통해 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는 연간 약 1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장에서 최근 저축은행이 캐피탈사 등의 전유물로 알려졌던 의무출자금 대출시장에 가세했다.
국내 한 PEF 파트너급 인사는 "기존에 개인적으로 내야 하는 의무출자금 대부분을 캐피탈사를 통해 조달했는데 최근엔 저축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출자금을 냈다"며 "기존 캐피탈사 금리가 약 10%대였다면 저축은행을 통해 대출 받을 경우 6~7% 금리가 적용돼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에선 아직 공식적으로 의무출자금과 관련한 대출 영업을 하지 않는다. 후순위 출자증권을 담보로 잡는 위험성, 예상하기 어려운 관리보수 등이 주된 이유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와 맞물려 담보대출 시장의 규제가 강화하면서 시중은행에서도 신용대출 성격이 강한 의무출자금 대출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른 국내 PEF의 대표는 "기존에 의무출자금 대출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시중은행 몇몇 지점에서 지점장들이 의무출자금에 대한 대출도 가능하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며 "아직은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에서 주로 실시하고 있지만 향후 운용사가 더 많아지고 규모가 더 커지면 이 같은 대출시장도 같이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15일 18:2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