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회복 '미미'…3분기 실적 전망도 '흐림'
미국發 관세부과 현실화하면 수익성 '타격'
그룹株 동반 하락 '지배구조개편'에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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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들의 주가가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수입산 차량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가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차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 신흥국의 판매부진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현대차의 주가는 주당 11만5500원, 기아차는 2만94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주가는 올 1월 16만원 대에 형성돼 있었으나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15일엔 장중 11만1000원대까지 떨어지며 연중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연중 최고가인 3만5000원대에 근접했던 기아차 주가는 이달 중순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19일에 연중 신저가를 기록했다.
올해 초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작업의 핵심으로 꼽혔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지배구조개편작업이 무산된 이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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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드 갈등은 잦아들었지만 현대차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7%이상 감소한 1조6300억원에 그쳤다. 현대차는 원화 강세로 인한 환율부담, 공장 가동률 하락 등에 따른 고정비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글로벌 판매량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 수익성 악화의 핵심이란 분석이 주를 이룬다.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상황이지만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의 판매부진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미국 시장이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신흥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는 점, 신흥국 환율이 현대차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들을 고려하면 현대차 3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보다 크게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판매 회복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이 수입차 관세를 높이게 되면 더 심각해진다. 미국은 현재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완성차와 한국산 차량용 부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수출원가가 약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유럽과 일본산 차량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관세가 부과되면 기존 '저비용·고효율' 마케팅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신형 싼타페가 예상보단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고민이다. 현대차가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픽업트럭을 비롯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의 라인업이 부족하기 때문에 판매량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대차 그룹주의 주가 하락은 현대차가 추진 중인 지배구조개편 작업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해 지배구조개편 작업 소요비용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가하락은 곧 '정의선 부회장의 금고가 말라간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주주들은 끊임없이 주주 친화정책을 요구하고 있고,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배구조개편 작업을 종용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2~3%대 영업이익률이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차 투자를 계속하고, 주주들의 요구사항도 들어주면서 지배구조개편 작업도 계속 진행해야 하는 삼중고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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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19일 17:4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