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신한금융투자 창립일
코스피·코스닥 폭락하며 분위기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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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에는 오래된 관행이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창립기념일을 맞은 증권사에 주식 주문을 몰아주는, 일종의 생일선물을 보내는 문화다.
10월23일. 신한금융투자가 창립일을 맞았다.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과 각 증권사 주식 트레이딩 실무진들은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는다. 이날 신한금융투자 일부 실무진은 '10.23 창립기념일 입니다'는 대화명을 사용하기도 했다.
기관투자가들은 당일 주식 주문의 상당수를 창립기념일을 맞은 증권사 창구를 통해 거래한다. 각 증권사별로 매년 한차례씩 기념일을 맞기 때문에 연간으로 따졌을 때 특정 증권사에 주식 주문이 몰리는 일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문 몰아주기는 대부분의 기관과 증권사 실무진들이 인지하고 있는 여의도의 오래된 관행 중 하나다"며 "해당 증권사는 당일 수익을 더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기관들이 주는 선물과 같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장이 열리지 않는 공휴일 또는 주말 등과 창립기념일이 겹치면 증권사들은 날짜를 다소 조정하기도 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 또는 각 운용사 주식운용 성과 추이에 따라 일정을 다소 조정하기도 하면서 창립기념일이란 의미보단, 일년에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기회(?)'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날은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하며 신한금융투자의 창립기념일 분위기가 반감된 모습이다.
23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장중 2100선 아래로 떨어졌고, 결국 전일 대비 2.57% 내린 2106.1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장중에서 21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또한 어제보다 25.15포인트 가량 떨어지며 3% 넘게 하락했다.
국내 한 기관투자가 주식운용 담당자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음에도 주식시장이 폭락해 곤욕스러운 상황"이라며 "평소와 같았으면 증권사 창립기념일을 챙겼을 텐데 오늘은 신금투 창립일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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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23일 16:2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