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2시, 현대차 실적발표 이후 주가 10% 넘게 급락
기아차·모비스·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株 동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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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오후 2시, 현대자동차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실적 부진은 예견됐지만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 발표되자 현대차를 시작으로 그룹 계열사 모두 주가가 모두 곤두박질쳤다.
현대차는 3분기 매출액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 순이익 30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이 76% 급감했고, 순이익 또한 40% 넘게 떨어졌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각각 49%, 43%씩 감소했다.
현대차의 실적발표 이후 주식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현대차 주가는 2시 이후 기관들의 매도세가 이어졌고, 장중 한때 10% 넘게 주가가 빠졌다. 10만원 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 2009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현대차 하락은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 폭락 기점으로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모두 거래량이 급증하며 주가가 하락했다. 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로템·현대위아 등 계열사도 마찬가지로 2시를 기점으로 하락폭이 커졌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 하락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고까지는 전망하지 못했다"며 "코스피를 대표하는 국내 기업의 주가가 실적발표 직후 이같이 하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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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신흥국의 통화 약세와 월드컵 마케팅을 비롯한 품질비용이 일시에 반영하면서 수익성이 둔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고급차 판매를 늘이고 성수기 수요 공략으로 4분기 수익성이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룹의 설명과는 달리 현대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현대차의 제1시장인 중국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 판매 또한 크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다. 신흥국 통화 약세와 같은 외부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수익성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UV 라인업 확대, 제네시스를 비롯한 고급차 판매를 늘이겠다는 전략은 아직까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미국 내 출시한 신형 산타페는 이미 판매 부진에 고심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글로벌 시장 안착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중국 시장을 공략했을 때와 같이 국가별 전략 차종을 급하게 내놓을 경우, 품질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전략도 서둘러 준비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실적 부진이 이미 고착화 한 상황에서 외부요인이 우호적으로 변하는 것 외에 사업적으로 실적 부진을 타개할 만한 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고 했다.
현대차 그룹주의 동반 하락은 지배구조개편 작업에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최근 현대파워텍과 현대다이모스의 합병을 시작으로 지배구조개편에 재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지분 이동에 따른 자금소요, 분할 합병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 상황에서 당장 이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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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25일 15:2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