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vs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여부 놓고 재충둘
증선위 누구 손 들어주든 파장 클 듯
-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태가 2 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재감리 결과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단행했다고 판단했다.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초강수’로 이제 금융위원회의 결정만 남았다. 금융위 입장에선 어느 편을 들어주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오는 31일 금융위원회는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에 대한 재감리 안정을 상정한다. 증선위는 지난 7월 금감원의 ‘회계처리방법 부당 변경을 통한 투자주식 임의 평가’와 관련 지적사항이 행정처분 명확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수개월에 걸친 재감리 끝에 금감원은 원안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방법에 있어 고의적으로 투자주식 가치를 부풀렸다는 결론을 냈다.
금감원이 원안을 고수함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팽팽한 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금감원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에 따른 검찰고발에 이어,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과정에도 들어갈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선 행정소송도 불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징계조치가 내려질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즉각적인 소송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라 소송절차를 밟지 않으면 배임이슈가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결론을 내야 하는 금융위 입장은 난처하다.
누구의 편을 들어주더라도 한동안 잡음은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금감원이 초강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식회계의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면 난처해지는 건 금융위란 의미다.
현재까지 나온 내용만으로 보았을 때 금감원 손을 들어주면 행정소송까지 갈게 뻔한데다, 상장을 왜 막지 못했냐는 비난의 화살이 금융위로 향할 수 있다. 그렇다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편을 들자니 감독당국의 신뢰하락과 이번 정권 들어서 계속해서 나오는 금융위-금감원 엇박자 논란을 피하기 힘들다.
현 사안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금감원과 달리 금융위는 경제에 미칠 파장 등 정치적인 요소를 고려해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며 “법원으로 넘어가면 지루한 소송전이 전개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25일 14: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