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 장기화 되면 등급 하향될 수도
추가 M&A 위해서도 재무 개선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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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이 2000억원 규모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이 검토될 수 있는 상황에 가까워 짐에 따라 사전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채권자본시장(DCM)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발행 규모는 2000억원 내외로 거론된다. 구체적인 발행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수년간 공격적인 국내외 투자와 M&A를 진행했다. 2015년 중국 룽칭물류(CJ Rokin), 2017년 베트남 제마뎁(Gemadept) 등을 인수했다. 올해는 미국 DSC로지스틱스를 인수했고, 최근까지 곤지암 허브 터미널에 투자를 집행했다. 독일 물류사 슈넬레케 인수도 추진해 왔다.
회사의 매출은 급격히 커졌지만 그 과정에서 차입금도 크게 증가했다. 2015년 1조4047억원이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올해 3분기말 2조8529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9.8%에서 159.6%까지 올랐다. 특히 올해 차입금 증가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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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부담이 커지며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기업평가는 5월 정기평가를 통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이 6배를 넘는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이 경우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NICE신용평가는 중기적으로 EBITDA 대비 총차입금이 5배 이상 유지되는 경우를 등급 하향 검토 요인으로 꼽았다.
CJ대한통운이 연말까지 지금까지 추세와 비슷한 수준의 EBITDA를 올리고, 순차입금도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순차입금/EBITDA 배수가 6배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EBITDA 대비 총차입금 규모는 7배에 이를 전망이다.
CJ대한통운(AA-, 안정적)이 현재의 재무 상태를 이어가게 된다면 AA 신용등급을 반납하게 될 수 있다. 외부 자금 조달 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CJ대한통운의 사업 확장을 위해서도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CJ그룹은 ‘그레이트 CJ’ 기치를 내걸고 2020년까지 그룹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계열사들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는데 재무적투자자(FI) 유치, 차입금 조달 등에 따른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 역시 슈넬레케를 인수하든 다른 대상을 사들이든 그에 걸맞는 재무 상황을 갖추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된다. 신용평가사들은 자본 인정 비율을 정하기 위해선 발행 조건을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기준에 해당한다고 바로 신용등급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현 상태가 1년 이상 이어진다면 변경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CJ대한통운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보면 CJ대한통운이 여유를 보이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CJ대한통운은 곤지암 허브 터미널 가동으로 효율성이 좋아졌고 평균 운임도 높아졌다. 여기에 2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쓴다면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변경 검토 기준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CJ대한통운이 추가로 쓸 수 있는 카드도 있다. 회사는 465만여주(9월말 기준)의 자기주식을 갖고 있다. 6일 종가 기준 7361억원에 달한다. 자기주식을 매각해 자본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주가 추이를 살펴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은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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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2월 0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