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 접어들어 선제적 자본확충 필요↑
후순위채 발행 · 부동산 줄이기 등 대비 속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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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들이 IFRS17(국제회계기준)·K-ICS(신지급여력제도) 등 새 규제 및 금리 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자본확충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2년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부채가 늘어 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 IFRS17에 맞춰 도입되는 보험사의 새 건전성 규제 K-ICS도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에 압박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최근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보험사들이 자금 조달에 더욱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말 9월 기준 국내 전체 보험회사 RBC비율은 평균 261.9%로 6월말보다 8.4%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전년 동기와 대비하면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RBC비율이 하락했다. 삼성생명은 316.62%로 지난해 동기 329.95%보다 13.33%포인트 줄었고 미래에셋생명도 같은 기간 212.1%로 전년 동기 220.6%보다 8.5%포인트 줄었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8개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244.09%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0.11%에서 6.0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채권값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해 자본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채권값의 하락은 채권 평가 손실로 이어져 보험사의 자산 평가액이 줄어든다.
보험사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전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보험사는 지난해 4조 4730억원, 올해 들어 4조 7000억원대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다.
상장을 추진중인 교보생명은 지난해 7월 5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해외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RBC비율을 약 15%포인트 올린 바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4월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연 4.70%의 금리로 발행했다.
이외엔 대부분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보험사들이 금리 인상기에 들어서면서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연내 2000억원 규모의 국내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중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환 헤지 비용 부담으로 보험사들의 해외 자본 조달 계획은 미뤄진 상태다. 한화손보와 현대해상, 교보생명 등이 신종자본증권 또는 후순위채 해외 발행 계획을 국내로 돌렸다.
보험사들은 K-ICS 도입을 대비해 부동산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 4월 발표한 K-ICS 초안에 따르면 부동산자산의 위험계수가 높아져 회계상 부동자산의 가치가 하락한다. 즉 부동산 자산에 대한 요구자본이 증가하게 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부동산을 매각하고 위험계수가 낮은 현금성 자산으로 변경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보험사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21조 4018억원 규모였다. 이후 꾸준히 감소해 올해 상반기 19조 1177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부동산 매각이 두드려졌다. 2016년 상반기에서 올해 상반기 기간 동안 삼성생명은 보유하던 부동산 자산 중 1조 4607억원 규모를 매각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가 매각한 부동산 자산은 4698억원이다. 현재도 삼성생명은 강남, 광화문, 여의도 등 다수의 빌딩 매각을 진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IFRS17 도입을 2022년으로 1년 연기해 시간을 벌었지만,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향후 시중금리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험사들이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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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2월 17일 16:2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