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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를 대대적으로 조직개편한다. 전문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조직을 세분화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 정치권, 학계 등 외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 보니 지금과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새해부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책임투자팀을 '수탁자책임투자실'로 격상시킨다. 책임투자실 내부에 주주권행사팀을 신설해 주주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성제 실장이 해당 조직을 담당한다.
또 국내와 해외로 나뉘어 있던 대체투자실을 자산군별로 구분해 신설할 계획이다. 사모투자실, 부동산투자실, 인프라투자실로 분산된다. 각각 최형돈ㆍ김현수ㆍ김지연 실장이 수장을 맡는다. 국민연금 관할부서인 보건복지부는 종합운영계획에 따라 주식과 대체투자 등 위험자산의 투자비중을 50%에서 60%로 늘리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이러한 국민연금의 조직개편안의 방향성에 대한 이견은 크지 않다. 금융그룹 내부에서도 자산의 성격에 따라 조직을 구성해 전문성을 키우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다른 기금이나 공제회 등에선 자산의 성격에 따라 팀을 꾸리고 있다. 한 기관투자자는 “대체투자실만 하더라도 국내, 해외로 나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라며 “투자 전문성 차원에서 자산군별로 조직을 구성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다만 조직개편에도 불구, 본질은 건드리지 않고 구색만 맞췄다는 평가는 여전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 외부의 입김에 자유로운 독립성 확보와 관련된 변화는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만 하더라도 복지부 장관이 맡고 있다. 국민연금의 관리 감독, 인사 모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다. 복지부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 요구 사항도 많고, 전주로 본사를 옮긴 이후에는 지역의 유력 인사들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그러다 보니 이사회의 구성을 비롯해 독립성을 강화하는 조직개편 없이는 결국 ‘백약이 무효하다’란 평가다.
차라리 본사를 다시금 서울로 올리는 게 기금운용의 전문성을 살리는 일이란 말도 나온다. 전주 이전 이후 외부 전문가 영입도 힘들어 졌고, 투자자나 기업인과의 소통은 더욱 어려워졌다. 또한 전문성보다는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문화가 아직도 존재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수익률만 보고 교수, 정치인 들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게 다반사다”라며 “독립성을 강화하고 기금운용본부만이라도 서울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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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2월 27일 07:00 게재]
입력 2019.01.02 07:00|수정 2019.01.03 09:24
운용자산 별로 팀 세분화…외부입김 취약구조는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