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조직 정비하고 지원 의지도 재확인
올해 김 전무 입지 가를 분수령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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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에서 그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육성 의지는 여전하다.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고 조직 정비도 마무리 했다. 예년보다 태양광 산업 전망도 어둡지 않다.
사업 기반이 다져졌고 업황도 회복기에 들어간 올해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입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거꾸로 보면 이런 긍정적인 상황에서도 성과가 미비하다고 할 경우 그의 경영능력 평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한화그룹은 2010년대 들어 태양광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었다. 그 해 세계 4위 태양광 모듈업체인 중국 솔라펀파워를 인수했고, 2012년엔 업황 침체에 파산한 독일 태양광셀 업체 큐셀을 사들였다. 한화큐셀은 2011년 이래 적자를 이어오다 2015년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2016년엔 해외 태양광 수요 급증으로 최대 성과를 냈다.
그러나 2017년 주요 태양광 업체들의 설비 증설로 공급 과잉이 이어졌고 수익성이 급락했다.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한화그룹은 태양광에 힘을 더 싣는 모양새다.
한화그룹은 작년 8월 2022년까지 주요 사업에 2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중 9조원이 태양광 투입용이다. 또 미국에선 최대 태양광 모듈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해외 사업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10월 베트남에 태양광 사업을 맡을 지사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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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사업은 장남 김동관 전무의 경영 능력 평가의 테스트 베드이자 시금석에 해당된다.
김 전무는 초기부터 태양광 육성 중책을 맡았다. 2011년말 솔라펀파워에서 이름을 바꾼 한화솔라원의 기획실장으로 부임했고, 2013년엔 한화큐셀(전 큐셀)의 전략마케팅실장을 맡았다. 김 전무는 한화큐셀에서 2015년 상무, 같은 해 말 전무로 고속 승진했다.
커리어 대부분을 태양광에서 쌓았고 후계자답게 그룹의 전폭적 지지도 받았다. 달리 보면 그룹이 태양광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만큼 김 전무도 이른 시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할 처지다.
김 전무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 진급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승진 명단에선 빠졌다. 문제는 실적이다.
증권사 에너지 담당 연구원은 "지난해 한화케미칼 실적이 부진했고 태양광 업황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한화그룹 입장에선 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올해 성과를 보고 주변 여건도 괜찮아졌을 때 승진이든 승계작업이든 본격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해외에서 수소에너지 관련 기업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분야는 태양광과 더불어 김동관 전무가 이끌어 갈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혀 왔다. 김 전무를 위해 부침이 심한 태양광 외에 다른 보완재를 마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태양광 사업은 결국 발전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금리가 폭등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하고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예전에 비해 태양광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발전소 건립 비용이 20~30% 줄었다는 점 정도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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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10일 07:00 게재]